[데일리 Talk] 공공 예술 확대로 시민의 정신 건강 관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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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재만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9 00:02:30

11·12일 이틀간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은 거대한 오페라 극장으로 변했다. 광장이라는 넓은 공간에서 시민들이 집중해 관람하고 이해하기 쉽게 내용도 알차게 준비됐다.

또 목요일 저녁 방배동에서는 오페라 가수 합창단 이마에스트리가 시민을 위한 공연을 펼쳤다. 세계 유일의 남성 오페라 가수 합창단이 선보이는 공연을 직접 관람하니 전율과 감동이 느껴졌다.

예술가들이 선보인 공연으로 도시에는 음악이 울려 퍼지면서 생기가 돌았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도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일상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을 느꼈다. 공공 예술이 중요한 이유다.

이처럼 공공 예술은 시민의 정신 보건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지역사회 기반의 공공 예술 확대가 중요하다. 과거에 미국에서 행해진 주민 참여형 공공 예술 프로젝트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공공 예술은 지역사회 구성원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높이고 고립을 해소하는 등 정신 건강 개선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나친 개인화와 고립 그리고 스트레스 증가가 범죄율 증가로 이어지는 것을 떠올리면 공공 예술에 대한 투자가 지역사회의 정신 건강을 위해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주민이 교류할 수 있는 광장을 만든다거나 미국의 디트로이트 인터내셔널 재즈 페스티벌처럼 대규모 무료 공연을 개최해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그 기회를 주민 간의 교류 확대의 기회로 넓혀야 한다. 공공 예술을 활용해 외롭거나 혼자 사는 이들이 느낄 고립감과 소외감 등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스트레스가 줄어들면 지역 주민의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공공 예술은 도시의 스트레스를 줄여 범죄 가능성을 줄인다. 이를 위해서는 보여 주기식의 전시나 공연보다는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참여형 예술 중심의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 또한 그 과정에서 사회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이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느끼고 외면당하지 않고 있다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술은 이미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많이 알려진 미술치료를 비롯해 음악·연극·무용·글쓰기도 정신 치료에 사용 중이다. 미술치료사가 그림을 분석해 심리를 상담하는 게 일상인 시대다.

명지병원에 따르면 연극치료는 내담자의 치료 목적인 사회적·심리적 문제와 정신질환 그리고 장애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며 정서적이고 신체적인 통합과 개인의 성장을 돕는다. 연극치료에는 놀이와 공연도 포함된다. 즉흥적인 움직임이나 즉흥극만을 사용하기도 한다. 연극은 삶을 재연해 미처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한다.

음악치료로 보행에 어려움이 있는 환자에게 음악 리듬을 통해 보행을 도울 수 있고 소근육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는 피아노 연주를 통해 소근육 발달을 도울 수 있다.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내적 상태를 드러내는 몸짓을 이용한 무용치료도 유용하다.

우리는 이미 오감을 사용해 스스로를 치료하고 있다. 코인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면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일기 등의 글쓰기로 자신의 마음을 치유한다.

이처럼 우리는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예술을 통해 정신 건강을 지키고 있다. 한국의 도시에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돈이 없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공 예술이 확대되도록 정책을 펼쳐야 한다.

엄재만 jmeo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