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방위 군사 협력의 다변화’ 북·러 정상회담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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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만에 푸틴의 평양 방문 ‘포괄적 저략 동반자 협정’
한·러 관계 수준으로의 복원… 전략 군사 분야 협력 강화
북한 핵 무력 고도화하나… 핵 기술 이전 문제에 ‘촛점’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8 19:45:42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앞줄 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24년 만의 방북을 하는 가운데, 이번 방북이 북·러 간 동맹 발전 가능성을 열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면서 전략 동맹관계로의 길이 여렸다는 것. 또한 전 분야서 양 국가 간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는 풀이도 나왔다.

이날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북·러 간 관계를 러시아 대외정책 기조 단계를 선린우호 관계→협력관계→전략적 동반자관계→전략 동맹으로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전략적 동반자관계’ 체결은 곧 ‘전략 동맹’으로서의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라고 밝힌 셈이다.

북한은 옛 소련과 1961년에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포함한 조약을 맺었으나 1990년 한·러 수교 정상화 이후 폐지됐다. 2000년 2월 체결된 양국 우호 선린 협조 조약에는 자동 군사 개입 조항 대신 쌍방 중의 한 곳에 침략을 당할 위기가 발생할 경우 즉각 협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 실장은 “기존 선린 우호 관계를 수직 상승시켜 양국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도 “한국보다 높은 북·러 관계 형성을 통해 북측 기대를 향후 동맹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간 과정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두 실장은 “북·러 동맹 조약을 즉각적으로 복원하지 않음으로 한·러 관계 관리에 대한 러시아의 의지 또한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며 “북·러 관계를 한·러 관계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러 관계의 수준이 현 북·러 관계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에 있음에 주목한 두 실장은 “2008년 이명박정부에서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체결했다”며 “결론적으로 양국 관계는 한·러 관계보다 한 수 위에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푸틴 대통령 방북 계기 양국 관계 수직 상승 및 전방위 협력을 위한 법률적 기초가 형성됐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계속해서 두 실장은 “북·러 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됐으며 향후 동맹으로 가는 중간 과정을 열어둔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한국과 2008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형식상 북·러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보다 격이 낮다. 그러나 국가 관계를 규정하는 명칭을 동일 선상에 놓고 우위를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군사 협력 내용’에 대해 두 실장은 “북·러 정상은 한반도 및 역내 안보·현안·우주 협력·경제협력·첨단 기술·사이버 안보 등 광범위한 의제를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특히 한·러 우주 협력을 모방한 북·러 우주 기술협력 협정 체결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북·러는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을 명분으로 우주 공동탐사·북한 우주 발사장 시설 현대화 등 유인 우주기술 협력과 위성 자력 발사 기술 협력을 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북한이 핵 무력 완성과 관련 북·러 간 해결 과제로 꼽히는 것이 △다탄두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문제 △핵잠수함 SLBM 확보 문제 △정찰탐지 수단을 고도화 △군사정찰위성 △고체연료 ICBM을 고도화하고 같은 부분으로 지난해 북 ·러 정상회담 당시 군사정찰위성 협력을 기반으로 군사협력 다변화가 구체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18·19일 북한을 방문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유샤코프 보좌관은 “문서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이 문서가 체결된다면 현재의 세계 지정학적 상황과 러시아, 북한 양자 관계 수준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협정이 기존 북·러 간 조약 등을 대체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이틀간 일정으로 베트남 방문길에 오르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실제 머무는 시간은 만 하루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우샤코프 보좌관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공식 환영식·양측 대표단 소개·의장대 사열·사진 촬영 뒤 회담을 시작한다. 회담은 확대 형식 회담과 비공식 회담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