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發 도미노 위기 오나? 시행사·건설사 부실에 2금융권 ‘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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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시행사 ‘네오벨류’ 임직원 절반 이상 구조조정… 태영건설 ‘워크아웃’ 위기
2금융권 PF 예상 손실액 14조 원 전망…정부 ‘총선’ 앞두고 구조조정 골든타임 놓쳐

임진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13 15:44:22

▲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PF 관련 손실액이 최대 약 1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최종 방안을 발표하는 등 부실 사업장 정리에 박차를 가하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내 대표 부동산 개발 시행사인 네오밸류는 4월 임직원 70여 명 가운데 40여 명을 내보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요 PF 현장에서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자금난이 커진 탓이다.

네오벨류와 같은 대형 시행사의 위기는 PF발 부동산 충격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시행사가 자금난으로 흔들리면 시공을 맡은 건설사와 돈을 빌려준 금융사에도 도미노처럼 위험이 번지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 등 국내 주요 11개 건설사의 책임준공 약정금액은 61조 원에 달한다. 이 중 잠재 손실 3조8000억 원에 PF 보증 6조3000억 원을 더하면 리스크 규모가 10조 원이 넘는다.

이처럼 건설사 PF 리스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결국 시공능력평가(시평) 16위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상황에 몰려있고 시평 99위인 한국건설도 4월 법인 회생(법정관리)을 신청했다.

금융권도 PF 리스크에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다.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이미 작년 말 기준으로 135조 원을 넘어섰다. 금융업권 중 특히 PF발 리스크에 취약한 업권이 저축은행 업계와 같은 제2금융권이다.

저축은행업권은 2023년 적자 5633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총 자산 대비 17.5%인 22조1000억 원에 달하고 PF 연체율도 6.9%로 상대적으로 타 금융업권보다 높다.

증권가에선 2금융권인 저축은행 및 캐피탈사의 PF 관련 예상 손실액이 최대 13조8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는 경매시장에서 감정평가액 대비 최종 낙찰가율이 하위 25%에 들어갈 것을 전제로 한 추정치다.

이처럼 PF 도미노 충격이 금융권과 건설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것에 대해 정부 책임론이 불거진다. 이미 관련 당국이 사전에 PF 리스크 확산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도 안일하게 대처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2022년 말 일명 ‘레고랜드 사태’로 PF 부실 리스크가 본격화 된 상황에서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선거 이후로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전하면서 부실 규모만 더 키웠다는 것이다.

우선 정부는 이날 부동산 PF 정상화 최종안을 발표했다. 사업성이 있지만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겪는 PF 사업장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고 사업성 평가 강화를 통해 부실 PF 사업장 정리를 촉구하는 것이 골자다. 연착륙을 유도해 PF충격을 최소화 하겠다는 것이 당국 의지다.

다만 일각에선 제2금융권이 정부의 연착륙 구조조정 의지를 악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저축은행 업계는 올 하반기(7∼12월) 금리 인하를 기대하면서 조금만 버티면 PF 사업장을 더 비싼 값에 정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여전하다. 문제는 미국 금융 당국의 행보를 미뤄 볼 때 하반기 금리 인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날 정부가 발표한 PF 대책 성공의 키는 저축은행 등이 당국의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에 얼마나 동참할지 여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진영 기자 jy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