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새 뇌관 ‘고금리 주택시장’… 주거비 부담 줄일 공약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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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해리스, 첫 주택 구매자에게 세제혜택 등 약속
공화당 트럼프, 바이든-해리스 정부 책임론 공세 전망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18 16:24:35

▲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주택 앞 임대 표식.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지속된 고금리가 주택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 주거비 급증이 생활고 가중의 핵심인 가운데 11월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연합뉴스

미국 내 주택시장의 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임대료 상승이 11월 대통령선거 최대 뇌관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생활비 가중의 최대 이유가 사실상 주거비 문제이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안과 불만이 누적된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이 공약 경쟁에 나섰다고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현재 미 주택시장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고금리 정책의 여파로 얼어붙어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인 2021년 초 30년 고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65%에 불과했으나 작년 10월 24년 만에 최고치인 7.79%까지 뛰어올랐다. 현재 6.47%로 다소 주춤했지만 주택시장을 녹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고금리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늘어 주택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었다. 공급이 더 큰 폭으로 줄어 한층 심각한 상황이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2019년 8월 이후 미국 주택시장의 매물 건수가 27%나 감소했다. 기존 주택을 팔고 새 주택을 구하려던 1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을 매각한 뒤 더 큰 집으로 이사할 경우 저렴한 금리로 빌린 현 모기지 계약을 해제한 다음 더 비싼 금리로 새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고금리 하에서 다들 엄두를 못내고 있다. 이렇게 내집마련이나 새집 구입이 어려울수록 자연히 임대주택 시장을 자극하게 된다. 지난해 3월 주택 임대료 상승률은 42년 만에 최고치인 8.18%를 기록했다.

FT에 따르면 경합주인 애리조나에서 평균 가격대의 방 2개짜리 아파트를 임대하려면 최소 연소득 7만 달러(약 9500만 원)는 있어야 한다. 실제 애리조나주 중위권 소득이 3만7209달러(약 5040만 원)에 불과하다. 이 같은 현실이 유권자들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FT가 전문가들 말을 빌어 전망했다.

비영리단체인 대중민주주의센터(CPD)의 여론조사 결과 경합주 유권자들 84%가 주택문제를 심각한 현안으로 꼽았다. 이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전날 생애 첫 주택 구매자를 위한 2만5000 달러(약 3390만 원)의 세제 혜택을 내걸었다. 또 주택건설업자들 세제 혜택과 함께 주택임대 기업·투자자들의 불공정행위 근절, 나아가 대선 승리 시 첫 임기 4년간 주택 300만채 건설 추진을 약속했다.

한편 공화당에선 연방정부 소유 토지에 주택을 건설하겠다는 내용의 정강·정책을 발표했다. 트럼프캠프 역시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세제 혜택 공약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측은 고금리를 불가피하게 만든 경제 실패의 총체적 책임을 바이든-해리스 정부에 묻을 기세다. 향후 TV토론 등에서 집중 추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