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º
습도 45%
수원 6º
습도 65%
청주 8º
습도 55%
)
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김일성이 왕재산 간첩단에 내린 지령
북한의 대남 지하 간첩단인 왕재산이 적발된 것은 2011년 8월이었다. 왕재산은 민혁당‧일심회와 마찬가지로 1980년대 중반 이후 양산된 주사파 학생운동권 출신이 북한의 지령에 따라 구축한 지하당이었다.
왕재산의 총책 김덕용은 1993년 김일성으로부터 “남조선 혁명을 위한 지역 지도부를 구축하라”는 교시를 받고 조직원들을 순차적으로 포섭한 후 2001년 3월 지하당 왕재산을 결성했다. 2011년 8월 수사당국이 김덕용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를 체포하고 노트북 등 관련 자료를 압수함으로써 북한의 지령 사항이 그대로 드러났다.
왕재산은 북한의 지령에 따라 ‘유사시 수도권을 고립시킨다’는 전략에 따라 국제 관문인 인천국제공항, 국제 항만과 전쟁 시 미국의 증원군이 도착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인천 지역을 혁명의 주요 거점으로 삼기 위해 인천 내 각종 중요기관‧방송국‧경찰서‧군부대‧저유소‧공단 등을 장악하거나 폭파할 수 있도록 준비해 왔다.
2006년 1월 북한의 인천 장악 관련 지령의 내용 일부를 살펴보자.
“2014년까지… 행정기관과 방송국 등을 유사시에 장악할 준비를 갖추라.”
“인천 지역 주둔군과 경찰‧향토예비군을 비롯한 소위 반혁명 집단에 근무하는 사람 가운데 성향이 좋은 대상자들을 찾아내 포섭하거나 전쟁을 혐오하는 염전 사상 확산을 위한 사업에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라.”
“남구는 인천지역 저유소‧주안공업단지‧보병사단‧공수특전단‧공병대대 등에 핵심 성원을 점 형태로 배치하거나 경비원‧관리직원‧장교 등을 매수하여 2014년까지 폭파 준비를 완료하고….”
왕재산 간첩단과 경기동부연합
북한 225국이 왕재산에 내린 이와 같은 지령 내용은 2013년 8월 발생한 이석기의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지하 혁명조직) 사건에서 드러난 내용과 유사하다. 이석기는 150여 명의 RO 조직원에게 김정은 남침 시 내응하기 위해 석유비축 기지‧대도시 변전소‧혜화 전신전화국‧평택 유류창고‧지하철‧송전탑 등을 폭파하는 등 도시게릴라전 형태의 테러전을 지시했다.
왕재산 사건에서 드러난 북한의 지령 가운데 이석기 경기동부연합과 관련이 있는 내용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의 225국이 왕재산에 내린 지령에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노당을 통합진보당으로 확대 개편할 것과 나아가 통진당이 민주당과의 야권 연대를 통해 정권을 장악할 것,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세세히 제시돼 있다.
민노당, 북한 지령에 따라 통합진보당으로 확대 개편
2011년 8월 발표된 왕재산 간첩단 수사 결과에도 북한 225국이 민노당이 통합진보당으로 확대 개편되는 과정에 개입한 증거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민노당을 중심으로 대통합 진보당을 완성하라” “늦어도 2011년 10월 이내에 대통합 진보당을 완성하라”
실제로 같은 해 12월에 통합진보당이 창당되었다. 북한이 지령한 시점보다 2개월 늦어진 것이다.
“진보 대통합당 건설 과정에서 민노당의 명칭을 견지하다가 양보하면서… 이런 경우엔 본사에 문의하라”
여기서 ‘본사’라 함은 북한의 대남공작 지원 본부인 225국을 지칭하는 은어이다.
“(국민참여당에 대해) 비정규직법‧이라크 파병‧한미FTA 발기 추진‧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주장 등 노무현정부 시절의 과오를 공개 반성하면 진보 대통합당에 참여시킬 수 있다.”
“(민주당으로부터) 국회 의석을 양보받고 정책적 담보도 받아내는 야권 연대 방안을 연구하라.”
이러한 정당 개편 작업 지령엔 커다란 목적이 있었다. 민노당을 통진당으로 만들고, 민주당과의 야권 연대를 통해 통진당이 주도하는 정권을 창출하라는 것이다. 이 지령은 현실적 결실로 드러났다.
통진당이 창당 완료된 것은 2011년 12월13일, 민주당이 시민통합당과 합당해 민주통합당으로 개편된 것은 2011년 12월16일이다. 이로써 통합민주당이 통합진보당과 선거 연대를 할 수 있는 정당, 즉 민주통합당으로 인적 구성을 재조정하고 총선을 한 달 앞둔 시점인 2012년 3월13일 통진당과 민주당은 슬그머니 야권 연대를 선언했다.
야권 연대와 통진당의 총선 승리
이렇게 야권 연대가 성사됨으로써, 2012년 4월 총선에서 통진당은 10% 이상‧200만 표 이상의 국민 지지를 얻어 국회 의석 13석을 차지했다. 이석기‧김재연‧이상규‧김미희 등 경기동부연합의 조직원이 대거 국회로 진출한 것이다. 이석기가 당선돼 국회로 진출했다는 것은 이제 세상 밖으로 나와도 된다는 확신에 따른 것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총선 승리의 기쁨도 잠시, 통진당 내부 부정선거 문제가 불거지면서 모든 것이 허물어져 갔다.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선정을 위한 당원 투표 과정에서 심각한 부정선거가 있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부정선거의 핵심엔 바로 이석기가 있었다.
통진당 비례대표 선발을 위한 당원투표에선 이석기가 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했다. 당원들조차 이석기가 누군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1만136표를 얻어 압도적 1위를 한 것은 부정투표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석기가 온라인 투표로 얻은 전체 득표수 중 5천965표(58.85%)가 중복 IP에서 투표된 것이고, 특히 전북 지역에서 중복 IP 투표 득표율이 100%에 달했고, 전남 지역에서도 중복 IP 투표수 중 98.48%를 득표했다.
이러한 과도한 부정선거는 통진당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이 주도한 것이었다.
총선 직후 통진당 내분과 대선 패배
총선 직후인 5월 통진당 내부에선 비례대표 부정선거 문제를 둘러싸고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과 비당권파 간에 갈등이 일어났다. 2008년의 갈등 양상이 재연된 것이다.
통진당 내 당권파는 이석기‧김재연‧이상규‧김미희‧이정희‧장원섭 등 경기동부연합과 오병윤‧김선동 등 광주전남연합의 연합 세력인 범경기동부연합이고, 비판당권파는 NL파(주사파) 비주류인 울산연합과 강기갑‧윤금순 등 인천연합, 유시민‧천호선 등 친노무현 국민참여당 계열, 심상정‧노회찬 등 PD파(민중민주파)와 진보신당 탈당파, 조준호‧정진후‧김제남‧박원석 등 시민사회‧노동계 출신들이었다.
총선 전 비례대표 선정 과정에서 당권파의 부정선거 문제가 드러나 사달이 난 것이다. 비당권파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당권파의 부정 행위를 공론화했다. 하지만 당권파는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비당권파의 머리끄덩이를 잡아당기는 등 난투극을 벌이며 폭행을 저질렀다.
언론을 통해 드러난 통진당 사상 문제
이를 계기로 통진당의 사상 문제가 모든 언론을 통해 2‧3개월간 상세히 보도되었다.
이석기‧용인 외대‧용성총련‧민혁당‧전국연합‧경기동부연합‧일심회(간첩단)‧왕재산(간첩단)‧민노당‧통진당 등 반체제 세력의 역사와 활동상이 적나라하게 보도되었고, 이를 통해 통진당이 민노당과 다름없고 일심회‧왕재산 등 북한의 간첩망과 연계된 사실이 다시 부각되었다.
그러자 국민의 지지도가 10%에서 점점 하락해 2∼3%대로 떨어졌다. 그러자 민주당은 하는 수 없이 야권 연대를 깨고 민주당과 통진당이 각각 대선에 임하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통진당은 이정희 후보가 출마했다. 하지만 결과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일시적으로 앞서는 것 같았지만 결국 근소한 차로 패배했다. 만약 통진당 내분 사태가 발생하지 않고 10% 이상의 지지를 받는 통진당과 민주당이 야권 연대를 통해 문재인 후보를 밀었다면 99%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것이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12
좋아요2
감동이에요0
화나요1
슬퍼요1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