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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10일은 ‘정신건강의 날’이다. ‘정신건강 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높이고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그 취지를 살려 각 지방자치단체는 최근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와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그 속의 캐릭터를 분석하며 감정과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을 공유하는가 하면 명사 초청 강연과 공연 등을 진행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시선을 끈 곳은 서울 용산구다. 용산구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구민 모두 행복한 ‘마음건강 도시’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온마음숲, 용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태원 참사’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직접 나서서 자신의 경험과 마음을 담아 정책 설명을 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에 따르면 3월 기준 한국은 ‘공동체’ 부문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사회 구성원이 위기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원망이 갖춰져 있는지를 다룬 이 조사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41개 국가 중 39위를 기록했다. 특히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도움이 될 가족이나 친척·친구 등이 전혀 없다고 답한 비율은 20%로 OECD 국가 평균(9%)보다 2배 이상 높게 나왔다.
그만큼 한국인이 겪고 있는 마음의 문제는 이제 개인의 차원을 넘어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 이에 착안한 정부는 7월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기조에 발맞춰 용산구도 구민의 마음건강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 정부 정책과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사례를 검토해 마음 치유의 핵심을 사람과의 ‘관계’에 두고 마음건강 정책 ‘온마음숲, 용산’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10일 용산아트홀에서 구민을 대상으로 ‘용산형 마음건강사업 선포식’을 개최하며 그 출발을 알렸다.
이 자리에서 박희영 구청장은 “‘온마음숲’에서 ‘온’은 서로의 마음을 돌보며 따뜻한 온기를 나눈다는 뜻을 담고 있고 ‘숲’은 누구나 편안하게 마음을 쉴 수 있는 안식처, 용산 공동체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상에서 언제나 내 마음을 살피고 필요할 경우 누구나 위로받을 수 있도록 4대 분야 17개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예컨대 △마음정책 전용 홈페이지 구축 △보건분소 온마음숲 센터 건립 △영유아부터 어르신까지 생애주기별 마음 코디 프로그램 △육아맘이나 갱년기 여성 등 특정 계층을 위한 지원 △일대일 심리상담과 가족상담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권역별 마음카페 운영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날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박 구청장이 가슴에 손을 얹고 다같이 자기 마음의 안부를 물어보자고 하는 대목이었다. “괜찮니? 잘하고 있어. 너무 걱정하지 마.” 이런 말과 함께 말이다. 열 마디 말보다 한 가지 행동이 와닿은 격이다.
누구나 살다 보면 마음의 감기를 앓는 때가 있다. 그러니 내 마음만큼 상대의 마음도 인정해 주면서 서로의 마음지기가 되면 좋겠다. 나무가 서로 기대어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울창한 숲을 만들 듯이 우리도 그러길 바란다. 숲이 이뤄지는 과정에 용산구의 마음건강 정책이 힘을 발휘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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