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되었다. 이미 전투에 투입되어 인명 피해도 발생하고 있고 탈영병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북한과 러시아 당국자들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군 파병이 들통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의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파병될 근거가 된다는 점을 두려워한다.
나토와 미국의 관리들도 북한군의 러시아 전선 파견에 대해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점에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정보 당국과 젤렌스키 대통령 그리고 대한민국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파견되었다는 사실을 이미 확인해 파견된 병력의 규모와 이동 상황 등을 위성정보 사진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진짜 실력을 보여 준 사건이다. 러시아는 적어도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식하기에는 미국이 상대해야 할 최강의 적국이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와 미국 공화당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제력을 가진 러시아를 제1의 적국으로 삼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격하게 비난한다. 공화당은 주적을 미국 GDP의 62.6%에 도달한 중국으로 삼아야 한다며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정책을 비난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견해 차가 있기는 해도 러시아가 적어도 군사 강대국이라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유럽 최빈국 중 하나이자 군사력 역시 보잘 것 없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벌써 2년 8개월째 질질 끌며 불쌍한 젊은이들과 군사 장비를 죽음과 파멸의 구렁텅이로 쏟아 붓고 있다. 병력과 무기가 부족한 러시아는 무기는 이란으로부터, 병력은 북한으로부터 빌리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 중앙군 사령관이었던 페트 레이어스 대장은 2023년 간행한 자신의 저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설명하며 “21세기인 오늘 우리는 제1차 세계대전 혹은 2차 세계대전과 같은 모습의 구식 전쟁을 다시 보고 있다”고 놀라워했다. 미국군과 이스라엘이 최근 치르고 있는 전쟁은 정밀 공격을 통해 적의 수장을 제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과거의 전쟁과 비교할 때 인명 피해가 훨씬 적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금 우크라이나의 전쟁터에서 소위 ‘Meat Assault’라는 전술을 택하고 있다. 한국어로 직역이 불가능한 용어인데 ‘대포밥 혹은 총알밥 공격 작전’ 정도로 번역하면 될 것 같다. 총탄과 포탄이 비오듯 쏟아지는데 경험도 없는 병사들이 무모하게 돌격하는 그런 모습의 전투 장면을 상상하면 된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목발을 짚은 러시아의 부상병들조차 전투에 투입된 동영상을 공개했을 정도로 러시아는 병력 및 장비의 소모전을 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프라우다지는 2025년 러시아의 장비가 고갈 위기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많게는 1만2000명, 적어도 두 개의 여단, 즉 6000명 정도에 이르는 병력을 파견하기로 했다. 놀라운 것은 이미 들통난 이 사건을 공개적으로 부인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유엔 대표는 유엔총회 위원회에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파병설은 북한의 이미지를 악화시키려는 자들의 근거 없는 날조’라고 부인했다. 파병이 이미지를 손상시킨다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어느 경우이든 해외 파병은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심각한 국가 이익이 걸려 있어야 하고 국민의 적극적 지지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저들이 이번 파병을 숨기는 이유는 명분 없는 파병이기 때문이다. 혁명의 수출도 아니고 사회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것도, 국가 안보를 위한 것도 아니다. 러시아와 북한이 방위조약을 체결했지만 두 나라 중 한 나라가 ‘침략을 당했을 때’ 작동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침략국은 러시아인데 왜 러시아 병사 대신 참전해야 하나?
이 파병은 김정은이 자기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벌인 행동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북한 주민에 대한 반역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미 다수의 북한군이 전선에서 탈영했다. 러시아군 당국은 북한 병사들에게 탈영할 경우 체포해서 ‘Meat Assault’ 작전에 투입하겠다고 협박했다. 북한 주민들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으며 북한의 아들들을 대포 밥이 되게 할 수는 없다며 절규하고 있다.
무의미한 전쟁터에 대포밥으로 강제 투입된 북한 병사들에게 탈영은 최소한의 자구책이다. 무모한 침략 전쟁과 김정은의 주머니 불리기를 위해 목숨을 바칠 이유가 없다. 김정은이 더이상 파병을 강행한다면 북한군의 쿠데타와 북한 주민의 거국적 저항을 유발할 것이며 결국 김정은의 자책골이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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