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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시리즈 ‘조명가게’는 호러 장르라는 특성상 호불호가 갈린다. 음산한 배경 음악을 활용한 연출이 공포감을 극대화하고 점프 스케어(갑작스럽게 놀라게 하는 것)를 활용한 장면도 적지 않다. 그러나 강 작가 특유의 따뜻한 감성으로 단번에 글로벌 3위에 올랐다. 일본에서는 드라마 부문 4위를, 터키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4일까지 4회가 공개된 디즈니+ ‘조명가게’는 하루 종일 불이 꺼지지 않는 의문의 조명가게를 배경으로 그곳을 찾아오는 수상한 사람들의 사연을 풀어낸다. 11일에는 5·6화가 공개된다.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중간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어딘가 이상한 사람들이 있어. 그들은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어. 그들을 마주치면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한 척해야 해. 절대로 모르는 척해라.”
유난히 외진 동네, 그중에서도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두컴컴한 골목 끝에 조명가게가 있다. 조명가게 사장(주지훈)은 가게를 찾아온 고등학생 현주(신은수)를 앉혀놓고 이렇게 말한다.
이 이상한 사람들은 아주 유심히 봐야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교실 맨 뒷자리에 앉아있는데도 출석이 불리지 않고, 친구들 옆에 앉아 수다를 떨지만 그들에게는 보이지도 그 말이 들리지도 않는 현주처럼.
이 작품은 ‘무빙’을 성공시킨 강풀 작가의 신작이다. 강 작가가 원작 만화에 직접 디테일을 입혀 극본을 완성했다. ‘무빙’이 20부작의 대서사로 호흡을 길게 가져간 것과 달리 ‘조명가게’는 8부작에 40분대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으로 시청자를 만난다.
드라마는 원작의 감성을 고스란히 살려낸다.
△막차도 끊긴 버스 정류장에 앉아 무언가를 기다리는 수상한 여자 △아무리 걸어도 끝이 나지 않는 골목길을 울면서 걷는 남학생 △저절로 문이 열리고 물건 위치가 바뀌는 집에 갇힌 여자 등의 사연이 차례로 소개되며 드라마는 긴장감을 탑처럼 쌓아 올린다.
강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캐릭터를 한 명씩 조명하며 차근차근 서사를 펼쳐낸다. 작품 곳곳에 심어둔 복선이 다음 화를 기대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무빙’에서 정원고의 담임 선생님 역을 맡았던 배우 김희원의 연출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첫 연출답지 않게 김희원은 배우들의 감정을 능숙하게 끌어내고, 감정의 섬세한 곡선을 더 휘지도 경직되지도 않게 화면에 옮긴다. 크고 작은 반전들 역시 매끄럽게 엮어낸다.
드라마는 전반적으로 원작에 충실한 전개를 따르는데, 약간의 각색을 통해 깊이를 더했다. △두꺼운 외투를 껴입고도 추위에 덜덜 떨면서 보이지 않는 개를 찾는 남자 △빨간 구두를 신고 밤길을 헤매는 여자 등 원작에는 없는 새로운 캐릭터도 등장한다.
강 작가는 “13년 전에 만화로 그렸던 작품인데 원작에서 다 풀지 못했던 이야기가 있다. 드라마에서는 그림으로 표현해 내지 못했던 깊은 감정과 이야기들을 더 깊게 담아냈다”고 밝혔다.
4화 끝자락에서 밝혀지는 등장인물들의 사연이 다음 방영일인 11일을 기다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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