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국회·입법 괴물 낳은 87 체제 극복으로 승리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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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선 국민대 법대 학장 “87체제 종식 시점”
“국회의원 소환제 및 3선·4선 의원 금지 해야”
“입법부 과잉 권력으로 삼권 분립 무너져 내려”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16 20:07:45

▲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산림비전센터 열림홀에서 열린 제 60회 자유주의 월례 포럼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87체제 종식과 정치개혁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이호선 국민대 법대 학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조기 대선 정국으로 한국 정치·사법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른바 ‘87 체제와 민주화의 한계’가 그것이다. 국민의 국가에 대한 통제권을 진정으로 회복해야 할 필요성이 절감되고 있는 현재 이호선 국민대 법대 학장은 국회의원 임기 제한제를 도입하고 국회의원 소환제를 제도화하여 비뚤어진 정치체제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산림비전센터 열림홀에서 열린 제 60회 자유주의 월례 포럼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87체제 종식과 정치개혁의 방향’이라는 제목이 주제 발표가 이루어졌다. 이날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는 ‘87체제’로 과도하게 부푼 입법부를 견제하면서도 정당한 삼권분립을 새롭게 재건하여 선진 국가체제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이 학장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사태는 대통령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한국의 정치·사법 시스템의 ‘사법 불신’이라는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낸 것으로 통제되지 않는 수사기관들과 헌법재판소와 법원이 정의와 상시기라는 가치를 잃어 정치·사회적 위기를 스스로 초래했다”라고 밝혔다.

이 학장은 1987년 민주화 개헌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도입하여 국민이 승리했더라도 권력구조의 제도적 미완성이 그 이유라고 봤다. 그는 “미국식 대통령제에 독일식 헌법재판소 모델을 도입하여 국회의 탄핵 소추 의결만으로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 발생했다”라며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탄핵 절차와 판단 구조가 고착했다”라고 짚었다.

미국은 탄핵 인용 전까지 직무를 유지하며, 독일은 탄핵 자체가 없는데도, 두 체제를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과반에서 감 있으면 정당에 의한 국정 마비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삼권 중 가장 위험한 권력을 ‘입법부’로 본 이 학장은 ‘모든 권력을 끌어들이는 거대한 소용돌이처럼 작용할 수 있다’라고 봤다. 이 학장은 △입법부는 일반적으로 국민 지지를 받는다고 간주하며 △자기 권력에 대한 자신감이 크고 △구성원 수가 많아 대중 정서·열정에도 쉽게 영향을 받아 △입법부가 과도한 야심으로 다른 부서를 침해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 87년 체제의 맹점을 과도한 입법부에 팽창으로 본 이 학장의 발제문 중 해당 내용을 담은 부분 발췌. ⓒ스카이데일리

이 학장은 “이런 구조는 행정부나 사법부가 입법부에 의존하게 만들고, 입법부가 다른 부서의 권한을 침범하기 쉬운 상황을 조성한다”라며 “정부의 모든 권력은 입법·행정·사법 권한이 입법부에 집중되고 있으며 권력 집중은 곧 전제정의 정의와 같으므로, 권력이 한 사람에 있든, 여러 사람에게 있든 전제정이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입법부는 자기 권한 확장을 제정 형식으로 포장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다른 부서들이 이를 거부하는 게 거의 불가능했고 입법부는 사법적 판단되어야 할 권리문제를 스스로 결정하며 행정적 결정마저도 직접 내리는 일을 관행처럼 하게 됐다”라고 개탄했다.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말을 부정한 그는 “실질 권력은 국회에 집중됐고 국회의원들이 각자 소왕국처럼 군림하는 데다 팬덤 정치와 사당화가 이루어져 당 지도부와 로비 세력이 유권자보다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 폐해에 대해 이 학장은 “청년과 신인 정치 세력의 진입이 구조적으로 차단되고, 정치권 기득권화 및 세습화되는 경향이 강화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결과적으로 ‘87 민주화 정신’은 살리고 ‘과잉 입법 87 체제는 극복’해야 한다고 본 이 학장은 구조적 개혁 과제를 제시했다. 그 방식은 유권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국회의원 소환제의 제도화’와 시민 참여 확대와 사법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배심제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 학장은 “국회의원 임지 제한제를 도입하여 3선과 4선 이상 못 하게 하여 장기 집권을 방지하고 권력을 순환해야 하며, 공천시스템을 투명하게 하여 청년과 신인 정치인에 대한 진입의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학장에 따르면 멕시코는 실제 재선 금지에서 제한적 연속 임기제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멕시코의 경우 상·하원 의원 모두 최대 임기는 총 12년에 연임 가능 횟수는 4 연임이다. 임기 제한제의 실효성에 대해 이 학장은 “장기 재직 의원은 정당·정부 기관·지역 사회 내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정치 세습 혹은 후원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며 “임기 제한은 권력 분산·정치적 책임성 강화·광범위한 신인 정치 참여 기반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헌정을 국민 손으로 다시 쓰자’고 주장한 이 학장은 “탄핵 이후는 전환 기회로 체제의 전환을 시대정신으로 삼아 기득권 정치를, 청년을 위한 기성세대가 양보하는 시민 정치로 바꿔야 하며, 당 중심의 입법 권한도 국민에게 나누어줘서 정치참여 외에 정치 토양을 만드는 마중물이 되는 사건으로 확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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