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 재·보궐 구로구청장 선거 개표장 내부에서 중국 화웨이의 네트워크가 잡힌 모습이 포착됐다. 선관위 측은 외부망과 분리된 전용 폐쇄망(유선·내부망 운영)만 운영 중이기 때문에 화웨이 네트워크와는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음에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내부망, 즉 인트라넷의 전산 조작 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14일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열린 구로구청장 재보궐선거 당시 개표장 내부에서는 와이파이 통신망에 ‘HUAWEI-76A5’라는 보안 네트워크가 잡혔다. 오로지 개표장 내부에서만 잡힌 해당 네트워크는 개표를 시작하자마자 ‘빠름’ 표시가 떴으며, 개표장 밖으로 나가자 사라졌다는 게 제보자의 증언이다. 제보자는 “개표가 막 본격적으로 시작한 다음에는 해당 네트워크에만 ‘빠름’이 떴으며, 외부로 나가면 화웨이 네트워크 자체가 사라졌다”라며 “개표 시작이 되고 전자개표기가 작동되는 순간에 빠름이 뜬 것을 보고 놀랐다”라고 밝혔다. 제보자는 “전자 개표 분류기 중 일부가 똑같은 자리에서 계속해서 엉키어서 모두 수개표로 하자고 했음에도 무시당한 채 전자 개표 분류가 지속됐다”라고도 했다.
중국 장비를 사용함으로써 해킹 위험에 노출되는 등의 보안상 문제는 21대·4.15 총선 당시부터 공론화했다. 화웨이 장비는 실제 선관위에서 사용된 바 있는데, LG유플러스가 당시 사전 투표 통신망 구축 사업자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조달청을 통해 공개 입찰을 진행했으며, LG유플러스가 단독 입찰자로 선정되었다. 당시, LG유플러스는 사전투표소에 필요한 유·무선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폐쇄망 형태의 전용 통신망을 구축했다.
선관위와 LG유플러스는 해당 장비가 전량 국내 제조사에서 제작된 제품이라고 밝혔으나, 일부 무선망의 백업용 장비에 화웨이 제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장비 관련 국가정보원과 정보기관 관계자들이 공공기관에서 중국산 네트워크 장비에 백도어(악성코드) 의혹이 제기된 사례를 조사한 바 있어 논란이 거듭 지속했다. 이에 LG 유플러스 측은 무선망 중 일부에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는데 ‘백업용’이기 때문에 극히 사용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서도 선관위는 스카이데일리에 “개표소에서 보고를 위한 통신망은 외부망과 분리된 전용 폐쇄망(유선)만 구축 및 운영 중”이라며 “해당 화웨이 네트워크가 우리 위원회 선거 장비와 관련 있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 의견은 달랐다. 선관위에서 말하는 ‘내부망’ 자체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2023년 10월 국가정보원의 합동 보안 점검 당시에서도 선관위는 같은 답변을 했으나 인터넷을 통해 내부망에 침투할 수 있는 허점이 발견됐으며, 가상 해커들이 선관위의 투표 및 개표시스템과 내부 전산망 취약점까지 확인했다. 이후에도 시정된 바가 없다는 게 이들의 중론이다.
맹주성 한양대 명예교수는 “인트라넷을 쓰더라도 ‘칩’ 하나만 심으면 외부 조작할 수 있었는데 컴퓨터 설계 전문가 벤자민 윌커슨 박사와 과거 4.15 총선 직후 경기도 구리 창고에서 보관하고 있는 ‘투표지분류기’에서 컴퓨터 통신 조작이 가능한 ‘칩’을 직접 확인한 적이 있다”라고 했다. 그는 “선관위 측은 인트라넷만은 외부 침입이 불가능하다고 현재에도 우기고 있으나, 외부의 ‘칩’ 하나로 인트라넷의 조작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라고 밝혔다.

외부와 네트워크 연결이 가능한 서버를 봤다는 증언을 한 권오용 변호사는 “과거 개표 현장에서 외부 연결이 가능한 서버가 설치된 것을 직접 본 적이 있다”며 “네트워크를 컴퓨터로 입력 작업을 하는 작업을 하는데 어떤 네트워크가 들어가는지 확인할 수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화웨이 네트워크가 그쪽 설명대로 개인이 쓰는 핫스팟이라는 가능성이 있더라도 개표기가 돌아갈 때만 ‘빠름’ 표시가 뜬 것을 봐도 아주 의심스럽다”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꼬집었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