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국토부는 맡은 역할이나 제대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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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4 00:02:30

최근 대전의 명물이라고 불리는 빵집 ‘성심당’이 코레일과 월세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성심당’은 본점 외에도 KTX·SRT 대전역에 입점해 있는데 얼마 전 임대인인 코레일유통이 월세 4억4100만 원을 요구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성심당’을 운영하는 ‘로쏘’는 2019년부터 5년간 1억 원 수준의 월세를 냈는데 갑자기 4배로 올리는 것은 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전역에 입점중인 매장은 올해 4월 말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10월 말까지 6개월 연장했다,

왜 코레일유통은 월 4억 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했을까? 코레일유통은 수수료 범위를 월 매출액의 17~49.9%로 정하고 있다. 성심당 대전역점의 매출액은 26억 원 정도로 내부 규정에 따라 4억4100만 원이라는 금액이 나온 것이다.

코레일유통은 성심당 매장에 대한 공개 입찰을 진행했는데 총 6차례 유찰돼 월 임대료가 3억917만 원까지 낮아졌다. 성심당은 입찰에서 계속 1억 원을 써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그래도 4억 원이 넘는 월세가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나 이장우 대전시장도 나서서 4억 원은 너무 과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대전시장이야 지역 명물로 잘 알려진 ‘성심당’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런 발언을 할 수도 있다고 봐도 국토부 장관은 무슨 생각으로 그런말을 한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코레일유통은 코레일의 자회사이며 코레일은 국토부 산하기관이다. 둘 다 국토부의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안 그래도 코레일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적자가 4400억 원, 부채는 20조 원이 넘는 수준이다. 코레일은 ‘공기업’이니까 지역 상생을 위해 ‘사기업’인 성심당을 위해 희생하라는 소리와 뭐가 다른가?

‘성심당’은 월세가 비싸면 다른 곳을 알아보면 될 터이다. 코레일유통은 현재 내부 규정에 따라 월세를 책정한 것이며 역에 입점한 다른 업체들은 모두 이 규정에 따라 월세를 내고 있다. 왜 국민의 세금으로 특혜를 주면서까지 사기업을 지원해 줘야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시장은 아쉬운 건 코레일이지 성심당이 뭐가 아쉽겠냐고 말했지만 성심당이 아쉽지 않았으면 왜 입찰을 계속해서 한단 말인가?

한편으로는 국토부가 코레일에 신경을 제대로 쓰는지 의문이다. 대표적으로 동남권 쪽에서는 부산과 울산 소재 역 이곳저곳에서 올해 말 개통 예정인 KTX-이음을 세워달라며 난리인데 아직까지 별 말이 없다. 부전~마산 복선전철에는 수도권 전철처럼 광역전철을 넣어 달라고 하는데도 안 된다고 하고 있다.

더구나 2011년 이후 KTX·무궁화호 등 주요 열차의 요금은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10여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요금 동결인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2011년과 2024년은 화폐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버스요금 오르는 것은 괜찮고 열차 요금 오르는건 안된다는 말인가? 국토부는 이런 원인도 모르면서 방만 경영 때문에 코레일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고만 하고 있다.

사기업에게 혜택을 주는 게 공기업의 역할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공기업이 해야 할 역할이다. 그 공기업이 하려는 일을 상위 기관이 통제하고 있으니 상위 기관도 지역 주민을 외면하는 게 아니고 뭐란 말인가?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5월 국토부 기자간담회에서 전세사기 피해 지원 보완 대책을 설명하면서 “전세를 얻는 젊은 분들이 경험이 없다 보니 덜렁덜렁 계약했던 부분이 있지 않을까”며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해 경솔한 발언을 했다. 박 장관이 성심당에 신경쓰는 만큼 서민에게 신경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도현 기자 dhju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