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밝히고 운영은 나몰라라… ‘돈슨’에 화난 FC온라인 유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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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카드 가격 천정부지… 선수 한 명에 수백만 원 쓰기도
쇼케이스 이후 불만 폭발… 게임 내 이슈 개선 요구 외면
스포츠 게임 특성상 대체재 부재… “못 갈아탈거 아니 배짱영업”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1 12:05:56

넥슨의 온라인 축구 게임 FC온라인(전 피파온라인 4)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발하며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FC온라인 이용자들에게 직접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들어 봤다.

FC온라인은 넥슨의 매출을 책임지는 대표 게임이다. 2024년 2월 넥슨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2023년 넥슨의 PC게임 매출이 25% 증가하는 데에 FC온라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1분기 실적 발표 때에도 FC온라인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FC온라인 이용자들이 넥슨의 게임 운영에 크게 반발하며 불매 운동에 나섰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발한 시점은 6월20일 진행된 FC온라인 쇼케이스다. FC온라인은 게임 내 문제점들을 6개월 이상 방치하면서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이에 쇼케이스와 향후 패치를 통해 이를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내용은 이전에 발표했던 내용을 다시 말하는 데에 그쳤다.

또한 쇼케이스 내용 없이 게임에 대한 진지한 개선보다는 꽁트 형식의 영상이 주를 이루면서 이용자들의 분노가 더욱 커졌다.

선수카드 구매에 큰 돈 쓰는 이용자들… “비싼 선수는 차 한 대 값”

FC온라인에 대한 불매운동은 쇼케이스에 대한 불만도 있으나 이전까지 누적돼 왔던 불만이 쇼케이스를 계기로 폭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예전부터 FC온라인에 쓰는 돈에 비해 게임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고 문제가 개선되지 않자 불매운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FC온라인의 주요 수익원은 선수 카드 판매다. FC온라인 이용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나 게임 내 성능이 좋은 선수를 얻기 위해 많은 돈을 쓴다.

그러나 선수카드 가격이 과도하게 비싸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있었다. 지난해 출시된 최상위 등급 카드 ‘아이콘 더 모먼트’의 경우 페르난도 토레스 카드를 게임 내 아이템인 ‘모먼트 코인’으로 구입할 경우 동명의 자동차인 쌍용차의 토레스보다 비싸다는 주장이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이콘 더 모먼트’의 경우 게임에 돈을 많이 쓰는 일부 이용자들만 사용하는 카드긴 하지만 그 아래 등급의 카드 구매에도 상당한 돈이 들어간다. 게임을 오래 서비스하면서 이용자들이 보유한 카드 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 피파온라인 이용자는 “요즘 사람들 구단가치(선수 카드 가격의 합계)가 1조 BP 단위를 넘어서는 추세인데 처음 피파 온라인을 시작한 사람이 따라가려면 100만 원은 써야 하고 진짜 좋은 선수카드를 쓰려면 필요한 돈이 천정부지로 오른다”며 “물론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면서 PC방 보상을 꾸준히 받으면 드는 돈이 줄지만 그전까지는 남들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선수들을 가지고 게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쳐지지 않는 게임 내 이슈… 대체재 없는 이용자들 한숨

그러나 선수카드 구입을 위해 많은 돈을 썼음에도 게임 내에서는 수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했으며 이러한 문제가 계속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버튼을 입력했는데 선수가 패스나 슛을 하지 않는 소위 ‘키 씹힘’ 현상이 대표적이다.

또한 연승을 이어가고 있거나 게임 내 등급 상승이 걸린 게임이면 선수가 이상한 움직임을 하거나 상대 골키퍼가 선방을 이어가면서 게임에 패배하는 ‘보정’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이용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정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으나 운영진이 이용자들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한 FC 온라인 이용자는 “예전에 수백만 원짜리 선수와 거의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선수가 속도 경쟁을 하는데 더 싼 선수가 아주 쉽게 따라잡는 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며 “운영진이 해명하긴 했는데 그 설명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오거나 별다른 반칙이 없었는데도 심판이 휘슬을 부는 등 잦은 오심 또한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업데이트 이후 CPU 메모리 점유율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현상이 발견돼 문제가 되고 있다. FC온라인 운영진은 지난달 29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기능을 제한했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같은 문제가 발견되고 있다.

FC 온라인 이용자들은 계속해서 넥슨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나 축구 게임의 특성상 대체재가 없기 때문에 다른 게임을 찾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게임의 경우 실제 스포츠 구단과 선수들을 재현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막대한 라이선스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부 대형 게임사를 제외하면 제작이 힘들다. 이에 따라 스포츠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는 게임에 불만에 있더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그 게임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한 FC온라인 이용자 “게임이 마음에 안 들어서 다른 게임으로 갈아타려고 해도 온라인 축구 게임이 마땅한 게 없는게 현실이다”며 “이러니까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어차피 할 것으로 아니까 배짱영업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