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래산업 ‘게임체인저’ 양자기술 개발 서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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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양자통신·양자센서 등 주요국 중 최하위
신기술 패권 핵심인데 미·중·일과 격차 벌어진 상태
양자기술 없는 과학기술로는 미래 없다는 각오로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4 00:02:02

우리나라 양자기술이 주요 12국 중 가장 밑바닥인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발표한 ‘첨단바이오·AI·양자 글로벌 R&D 전략지도’ 보고서에서 한국의 양자기술 관련 분야가 조사 대상국 중 모두 ‘꼴찌’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양자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는 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보고서에 따르면 양자기술 관련 분야에서 한국과 미국·중국과의 차이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특히 양자컴퓨터 부문에서 1위인 미국이 100점인데 비해 한국 점수는 겨우 2.3점에 머물렀다. 양자통신 부문도 미국이 84.8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중국이 82.5점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2.9점으로 최하위였다. 양자센서 부문에서도 미국과 중국이 각각 100점·40.9점으로 1·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9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나마 인공지능(AI) 분야의 경우 한국은 효율적 학습 및 AI 인프라 고도화 4위, 첨단 AI 모델링·의사결정 5위, 안전·신뢰 AI 5위, 산업활용·혁신 AI 6위로 나타나 중간 수준을 유지했다. 또 첨단바이오 분야는 합성생물학 7위, 유전자·세포 치료 9위, 감염병 백신·치료 11위, 디지털 헬스데이터 분석·활용 7위로 대체로 중·하위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우리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인데, 그간 K반도체 등에서 세계 선두를 다퉈 왔던 점을 생각하면 우리의 저력을 믿고 다시금 전열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뒤처지고 있다는 경고는 올해 2월에도 나온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공개한 ‘2022년도 기술수준평가 결과’가 이를 말해 준다. 여기서 국가경쟁력의 척도인 핵심 과학기술 11대 분야에서 한국이 중국에 처음으로 역전당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5개국의 11대 분야 136개 핵심 기술을 비교·평가한 자료인데, 미국을 100%로 봤을 때 유럽연합 94.7%·일본 86.4%·중국 82.6%, 그리고 한국이 81.5%로 최하위였다.

특히 우주항공해양·양자·AI·첨단 바이오·차세대 원자력 등 다수 분야에서 주요 5개국 중 한국이 최하위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미국·중국과의 격차가 크게 나타나는 분야가 양자와 AI 분야다. 양자 분야는 미국 100을 기준으로 할 때 중국 91.9·한국 65.8로 평가됐다.

정부는 올해 양자 분야 예산을 지난해보다 32.7% 늘려 1285억 원으로 책정했다. 과기정통부는 “국가 전략기술인 양자과학기술 분야의 핵심기술 확보 및 생태계 조성 등을 위해 예산을 확보했다”고 증액 이유를 설명했다. 양자분야 연구개발(R&D) 후발주자로서 기술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양자 예산은 일본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일본의 2022 회계연도 양자분야 예산은 800억 엔(약 7867억 원)이었다. 예산 격차는 당연히 기술격차로 이어진다. 과기정통부는 올해까지 2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구축하고, 2025~2026년까지 5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일본보다 최소 2~3년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양자 기술은 경제·사회·국방·안보 등 유망 산업 분야의 미래 기술 패권을 좌우할 핵심 전략기술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앞으로 ‘양자기술 4대 강국’을 목표로 3조 원 투자를 선언하고 올해 4월에는 ‘퀀텀 이니셔티브’를 발표해 양자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직은 본격 상용화가 시작되지 않은 초기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열려있는 기회와 가능성을 포착해 선두 그룹 추격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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