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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광주사태에 북한이 개입한 사실을 재직 중에 확인했다고 종합일간지 스카이데일리와 인터뷰 한 권영해(87) 전 국가안전기획부장 대신 그의 발언을 현수막으로 만들어 게시한 민경욱 전 국회의원을 5·18기념재단이 경찰에 고발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28일 한겨레 등에 따르면 5·18재단은 광주 시내에 <권영해(전)안기부장 “5·18에 북한개입은 사실, 현재 유공자 상당수는 가짜!”(스카이데일리 특종보도)>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한 민 전 의원을 5·18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5·18특별법은 문재인 씨가 정권을 관리하던 시절 다수당인 민주당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누구든 5·18을 민주화운동이 아니라고 발언하면 처벌한다는 빈약한 법리적 근거 탓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악법이라는 혹평이 늘 뒤따랐다. 격랑의 역사를 명확한 증거도 없이 한 쪽 시각에서만 해석하려는 근본적 원시성 탓에 보수 일각에선 ‘크로마뇽인법’으로도 부른다. 언론인이라면 이 법에 문제의식을 느껴야 정상이라는 말이 나온 배경과도 맞물린다.
KBS 9시 뉴스 앵커를 지내는 등 정통 언론인 출신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한 민 전 의원은 통계학적 변칙으로 점철된 21대 총선에서 낙마한 이후 4년여간 부정선거 규명에 앞장서 왔다. 특히 최근에는 가가호호공명선거당의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아 국민의힘 소속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함께 국헌 질서를 문란케 하는 부정선거 의혹 규명에 전념해 왔다.
이 때문에 5·18재단이 권 전 안기부장을 패싱하고 민 전 의원을 직접 겨냥한 배경을 놓고 크게 두 가지 추측이 뒤따른다. 부정선거 규명 운동의 최일선에서 뛰어온 민 전 의원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라는 주장과 권 전 부장을 직접 문제 삼기엔 오월단체 측으로서도 부담감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특히 권 전 부장은 김영삼정부 시절 대통령의 하명에 따라 5·18의 근본적인 성격을 ‘폭동’에서 ‘민주화운동’으로 개조하는 데 깊이 관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오월단체가 권 전 부장을 검경에 고발하면 그는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그간 베일에 싸여온 YS정부 당시의 물밑 움직임을 폭로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득실을 따졌을 때 권 전 부장의 스카이데일리 인터뷰 발언은 묻고 가자는 기류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법원은 1981년 5·18을 김대중의 내란으로 확정판결했다.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대법원이 한 번 판결로써 확정하면 또다시 번복해선 안 된다. 그러나 YS정부는 1995년 광주 5·18 국가전복 무장 폭동을 민주화 민중봉기로 둔갑시키기 위해 ‘광주민주화운동특별법’을 제정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일었고 1997년 4월 대법원은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뒤집는 역사 앞에 부끄러운 전례를 만들었다.
일각에선 이런 논리라면 2032년에는 3차 대법원 확정판결을, 2048년과 2062년에는 4·5차 대법원 확정판결도 가능하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5·18 광주사태 100주년인 2080년에는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제6차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는 것이다. 확정판결의 효력인 기판력과 법의 예측성을 대법원 스스로 무색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법의 최후 보루인 대법원이 권력 앞에 엎드리는 이른바 ‘납작판사’를 대거 양산한다는 국민의 싸늘한 시선이 강화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아직 오월단체 쪽에서 권 전 안기부장을 직접 고발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 가운데 권 전 부장이 최근 미국 측 인사와 밀담을 나눈 사실이 본지에 포착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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