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높이려면 한자 알아야 한다” 파자사전 출간한 신백훈 박사 [인싸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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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백훈식 부자사용 파자사전/신백훈 지음, 행복에너지, 3만 원
신백훈 박사, 部字·破字로 한자 익히는 ‘부자사용 파자사전’ 출간
파자 원리 이용해 부수·자획·사유·용례 등 네 요소 한 번에 숙지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07 11:29:11

▲ 신백훈 박사가 파자의 원리를 이용하여 부수·자획·사유·용례 등 네 가지 요소를 한 번에 배울 수 있는 ‘신백훈식 부자사용 파자사전(部字使用破字辭典)’을 펴냈다.

“자식과 손주들에게는 필수적으로 영어·중국어·일어 등 3개 외국어를 배우게 해주는 것이 사랑의 실천입니다. 그게 최고의 지적 재산을 만드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어와 일본어를 익히려면 한자를 배워야만 합니다.”

한글 전용 시대에 초등학교에 다니고 제주도에서 농업고등학교 나오자마자 농협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학창시절에 한 번도 한자 교육을 받아 본 일이 없는 철학박사가 신간 ‘신백훈식 부자사용 파자사전(部字使用破字辭典)’을 펴내며 한 말이다.

저자 신백훈 박사는 농협에서 정년퇴임 후 성균관대에서 유교로 석사·박사 학위 과정을 밟으며 뒤늦게 한자를 독학으로 공부했다. 이번 책은 순전히 경험과 노력의 산물이다.

한자는 여러 개의 글자가 합쳐져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 내는 구조로 소리글자인 한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글자가 있다. 한자는 뜻글자이기 때문에 부수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파자(破字)란 글자를 깨뜨린다는 뜻으로 이 책은 복잡한 한자를 분해한 후 부수를 중심으로 뜻을 파악해 한자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

저자 신백훈 박사는 한자를 왜 배워야 하는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한국어는 한자와 한글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 세상에서 최고 편리하고 쉬운 소리글자인 한글과 최고의 뜻글자인 한자를 모두 사용하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소리글자, 뜻글자 모두를 사용하고 있으면서 ‘한자는 중국글이다’라는 입장과 ‘아니다, 우리 선조가 만든 글자다’라는 입장 간에 벌어지고 있는 학술적인 논쟁이 한자병행도 못 하게 하고 있다. 우리 민족이 5000년간 사용해온 글자가 한자이고, 현재 우리말의 대부분의 어휘가 한자어이기 때문에 한국어에 한자가 속한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것이다.”

신 박사는 이어 “한자를 배우면 문해력이 강해지고, 사고력이 증강되어 교양이 풍부해진다. 한자가 품고 있는 뜻을 모르는 채로 한글로 적혀 있는 글자의 ‘소리’만 읽는다면 독서나 공부도 지겹고 재미 없어지고, 공부가 고통이 되지만 한자를 알게 되면 독서도 즐겁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일본·동남아시아 일부 국가는 한자문화권에 속한다. 한자는 광범위한 한자문화권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자 이들 문화권이 공유하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모두 담고 있는 정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 들어 영어가 세계의 중심 언어가 되고 우리 역시 그 흐름을 따라가면서 한자 공부는 낡고 고리타분한 것으로 여겨져 계속 밀려나는 모습이다.

신 박사의 신간 ‘부자사용 파자사전’은 한자만이 가지고 있는 부자사용(部字思用) 파자법(破字法)을 중심으로 만든 독특한 책이다. 파자의 원리를 이용하여 부수·자획·사유·용례 등 네 가지 요소를 한 번에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박사 학위 취득 후 대학에서 ‘명심보감’을 강의 중 대학생들의 한자를 잘 모를뿐더러 한자에 흥미조차 없는 것을 알고 파자하여 한자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뜻밖에 학생들의 흥미를 갖는 것을 보고 본격적인 집필을 시작한 것이다.

“10년 동안 한자 파자를 2400자나 모았다. 이 책은 한자를 단순 암기가 아닌 의미와 활용 위주로 접근하여 젊은 세대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학계의 권위자인 김성진 부산대 한문학과 명예교수는 추천사에서 “파자를 통한 한자 교육은 한자에 도통 흥미를 느끼지 않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한자 학습 방법이자 매우 유용한 방법임이 틀림없다. 부수 또한 고대 동양인의 사유 방식이 구조화된 것이니만큼 현대인에게도 우주만물과 세상을 이해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글자마다 파자를 한 사유와 그 한자를 이용한 한자어의 용례로 들어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야말로 문일지십(聞一知十: 한 가지를 들어서 열 가지를 알게 된다)의 학습방식이다”고 극찬했다.

신 박사가 파자사전을 만드는 데 동기를 부여해 준 인물이 있다. 세 명의 손주들이다.

“아무래도 젊은 세대보다는 노인 세대가 한자에 좀 더 익숙하다. 이 책을 이용해 손주들에게 한자를 가르쳐 주면서 서로 소통한다면 자연스럽게 시니어의 지혜가 전달될 것이다. 후손에게 애국심을 전수하고 세대 간 갈등과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