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활비 전액 삭감… 민주 ‘속 보이는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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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검찰과장, 삭감에 항의성 사표
주진우 “李 수사에 대한 보복성 삭감”
친명, 15일 중앙지법 앞 대규모 집회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0 13:59:4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민주당 주최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 행동의 날’ 장외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2025년도 정부 예산안을 둘러싸고 대립 중인 가운데 야당이 검찰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했다. 야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1심 선고와 관련해 장외투쟁도 예고하자 여당은 “사법부 압박이 금도를 넘었다”고 성토했다.

국회는 7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를 열고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사했다. 국회 의석수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 관련 예산 및 권력기관 특활비에 대한 대대적 칼질을 예고했다. 대통령 부부 관련 예산은 김건희 여사가 관심을 기울인 마음 건강 지원 사업(7900억 원)과 개 식용 종식법(3500억 원) 등이다. 권력기관 특활비 삭감은 대통령실·법무부·검찰 등의 경우 전액 삭감하고 이 외 부처는 50% 이상 일괄 감액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실제로 검찰 특활비 전액 삭감에 나섰다. 민주당 등 야당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찰 특활비·특정업무경비(특경비)를 전액 삭감한 2025년도 법무부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삭감 규모는 △법무부의 검찰 활동 등을 위한 특활비 80억900만 원 △검찰청의 특경비 506억9100만 원 △법무부 산하 인사관리정보단 경비 예산 4억1900만 원이다.

법무부 과장은 항의성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예산을 맡는 임세진 법무부 검찰과장은 7일 오후 법사위 예결산기금심사소위가 특활비·특경비 전액 삭감안을 의결한 직후 사표를 냈다. 임 과장은 언론에 “전국 검찰청의 검사·수사관들이 수사를 위해 쓰는 특경비까지 삭감하는 건 사실상 수사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 특활비는 마약 위장 거래 등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수사 등에 쓰이고 특경비는 수사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경비다. 검찰 특활비는 2017년 179억 원에서 올해 72억 원으로 7년 사이에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문재인정부 당시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제 거의 한계점까지 와 있다. 더 이상 저희가 (특활비를) 줄일 여력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법사위 소속인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예산소위 심사 결과 보고에서 “특활비와 경비 세부 내용 제출을 요구하며 충분한 소명이 없으면 전액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수차례 밝혔으나 검찰 등은 자료를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수사한 검사들에 대한 보복성 삭감”이라고 했다. 대검찰청은 입장문에서 “유독 검찰의 특경비만 없앤다는 건 전례가 없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은 15일(공직선거법 위반 혐의)·25일(위증교사 혐의)로 예정된 이 대표 1심 선고를 두고 장외투쟁을 예고하는 등 과민한 분위기다. 민주당 내 친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는 15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지지자 50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에 나설 예정이다. 혁신회의는 또 이 대표 무죄 판결을 촉구하는 탄원서 서명 운동도 전개 중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이쯤 되면 이들이 국회의원인지 조폭 불량배인지 헷갈릴 정도다. 친명계가 서울중앙지법 앞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건 이 대표 유죄 판결 땐 법관 탄핵도 불사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 대표는 1심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선고되고 6개월 이내에 진행되는 3심에서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함은 물론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