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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경찰차 벽을 뚫고 한남동 관저 바로 앞에서 체포 촉구 시위를 벌인 로더 부착 트랙터들을 두고 ‘평화 위장 시위’ 비판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북송될 계획이었으나 불발된 것으로 알려진 해당 트랙터들은 북한에서 보통 군사용으로 사용되는 농기계다. 평화 시위의 외피를 입은 무력 시위나 다름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23일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은 지난해 9월8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참석한 가운데 정권 수립(9·9절) 75주년 민방위 무력 열병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전략 무기 대신 트랙터·트럭 등의 장비가 주로 등장했는데, 농기계인 트랙터가 무기를 끄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은 김정은정권들어 열병식에 방사포·대전차 미사일을 매단 트랙터 등 계량된 군사 장비를 선보여 관심을 끌어왔다. 복수 탈북자들은 스카이데일리에 북한에서 트랙터는 원유 부족 문제로 보통 농기계보다 군사적 용도로 사용되며 미사일 무기 이동 수단 혹은 개조 후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로 사용된다고 알려왔다.
좌편향·종북 논란의 중심에 선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등이 구성한 ‘전봉준투쟁단’은 16일부터 윤석열 대통령 체포·구속을 촉구하며 트랙터 30여 대·화물차 60여 대를 전국에서 동원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까지 체포 촉구 시위를 하기 위한 ‘상경 투쟁’을 했다. 이들은 21일 서울 초입인 남태령에 진입하며 1박2일인 29시간 동안 경찰 차벽과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투쟁단 측 인원 2명이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으며 로더를 단 트랙터가 경찰차 벽을 위협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 트랙터는 인도를 질주하기까지 했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야권 의원들이 경찰청 직무대행을 만나 차 벽을 해체했고 전날 오후 4시 투쟁단은 오후 7시까지 트랙터 10대를 몰아 한남동 관저 앞에서 한 시간 동안 시위를 한 후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의 시민이 몰렸다. 이들 중 상당수는 여초커뮤니티 등을 통해 동원된 인원과 일부 중국인들 및 진보당 인사들이었다. 문제는 해당 트랙터들이 2019년 문재인정부 당시 전농에서 북송하려다 유엔 대북 제재에 걸려 실패한 ‘통일 트랙터’들이었다는 것이다. 해당 트랙터들은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이기 때문에 당시 북송에 실패하여 민간인 통제구역 도라산역 물류창고에서 보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해 심주일 탈북기독군인회 사령관은 “트랙터는 북한에서 매우 중요한 군사 장비로 활용된다”며 “트랙터를 가지고 대통령실 앞을 포위한다는 게 총·칼만 안 들었지 문을 직접 부숴버리겠다는 각오가 아니었겠느냐”고 되물었다. 림일 탈북작가는 “북한에서 농기계인 트랙터는 ‘강한 혁명 정신’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전쟁이 나면 농기구인 트랙터를 몰아 김정은을 결사옹위하고 한국과 미국에 대항하자는 정신을 각인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림 작가는 “북한에 있는 트랙터도 원유가 없어서 사용을 못 하는데, 한국에서 보낸 최고급 트랙터를 농기구로 사용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만약 트랙터들이 진짜 북송됐다면 당에서 어떻게 사용했을지 모른다”고 했다.
심 사령관도 “현재 북한에서 사용하는 트랙터들은 매우 노후화했는데 남한에서 온 새 트랙터를 농민에게 나눠줄 경우 체제 결속이 와해했을 것”이라며 “해당 트랙터들을 농민이 사용하겠다며 북한에 넘기겠다고 한 것 자체가 무리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시위야말로 ‘내란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들은 투쟁단이 ‘농민’이 아닌 ‘전문 시위단’일 것이라는데 입을 모았다. 근거는 △전국 농민들이 가져온 트랙터의 모양이 동일하고 새것이고 △투쟁단의 구성원 및 이들의 성명 등이 농민과 어울리지 않은 전문 시위의 형태를 띄고 있으며 △투쟁단의 트랙터 로드에 붙은 ‘대북 제재 해제’가 농민과 상관없는 슬로건이고 △전농 등을 에워싼 종북 정치 논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헌재 심판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당장 현직 대통령 체포를 위해 트랙터로 서울 진입하면 이게 내란이지 과연 뭐가 내란이라는 말이냐”고 되물었다. 블라인드에 경찰청 직원은 글을 올려 “진작에 금지통고해놓은 무차별 트랙터 시위를 차벽세워서 막아놓으니 트랙터를 끌고 경찰 버스를 박아버리고 인도까지 올라와 우리 (경찰청) 직원들한테 돌진하는 범죄자 농민들을 옹호하는 시위대는 제정신이냐”고 지적했다.
수도방위사령부 등 수도권 군 지휘부가 탄핵 국면에서 검경 수사 대상이 된 것을 두고 ‘안보 공백’을 틈타 이루어진 시위가 아니냐는 음모론도 나왔다. 해당 트랙터들을 막기 위해서는 경찰차벽보다 더 견고한 방어용 무기체계가 필요하다는 근거에서였다. 이에 군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에 “트랙터 시위는 오롯이 경찰에서 담당하는 치안 사항으로 군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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