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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현 헌법재판소 공보관은 9일 브리핑에서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논평으로 헌재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돼 있지 않다는 인상을 주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헌재는 독립적 심판 기관으로, 심판정 밖에서 이뤄지는 여론전에 결코 흔들리지 않으며 공정한 심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헌재가 공정성과 중립성을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정치권의 비판을 일개 헌재 공보관이 '여론전'이라는 프레임으로 치부하려 하니 거센 비판을 받는 것이다.
선입선출 제도가 존재하는 이유와 신속한 재판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헌재는 칭찬받을 것이다. 하지만 비난을 받는 이유는 신속한 재판의 필요성에 대한 판단 과정이나 의사결정을 국민과 충분히 공유하거나 설명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헌제법 32조(자료제출요구)를 무시했고 형사소송법 상의 일괄기일 결정 금지도 무사했다. 재판관의 결정이라는 게 이유다. 법 위에 재판관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정 안정의 필요성에 대한 판단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이고 절차적인 판단이다. 헌재가 마치 엿장수처럼 이런 결정을 내리니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보관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으면서도 비판의 핵심을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인지 알 길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우기기'가 헌재의 판결에 스며들까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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