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계절관측용 왕벚나무 연분홍 얼굴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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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송월동 언덕 국립기상박물관 마당 벚꽃 한 그루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09 10:00:42

▲ 서울 종로구 송월동 국립기상박물관 내 계절관측용 왕벚나무가 9일 만개했다. 임유이 기자

서울 종로구 송월동 국립기상박물관 내 계절관측용 왕벚나무가 9일 만개했다. 만개는 표준목 꽃송이가 80% 이상 피었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

이 나무의 올해 공식적인 개화는 4일이었다. 서울의 벚꽃 개화 역시 국립기상박물관 내 서울기상관측소 앞마당에 있는 왕벚나무가 결정한다. 한 가지에 3송이 이상 꽃이 피면 서울에 벚꽃이 폈다고 기상청이 공식 발표한다.

▲ 국립기상박물관 내 서울기상관측소 앞마당에 있는 왕벚나무 한 가지에 3송이 이상 꽃이 피면 서울에 벚꽃이 폈다고 기상청이 공식 발표한다. 기상청

현 대한민국 기상청은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앞에 있다. 그런데 왜 종로구 송월동에 있는 벚꽃을 기준으로 삼을까.

우리나라에서 근현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곳은 1907년 경성 원남동이었다. 이후 낙원동을 거쳐 1932년 지금의 장소인 서울 종로구 송월동 언덕으로 이전했다. 기상청은 1939년 기존 건물을 증축해 규모를 확장했고 1998년 신대방동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기상청 업무를 맡았다. 지금 이곳은 국립기상박물관 겸 서울기상관측소로 활용 중이다.

기상관측에는 다양한 장비가 동원되지만 식물도 기후를 관측하는 지표가 된다. 기상청은 본관 안쪽에 계절관측용 나무를 여러 그루 식재해 기상대푯값으로 사용했다.

본관 남쪽 마당에는 벚나무 외에도 ‘식물 계절관측 표준목’인 진달래·매화나무·단풍나무·복숭아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곳 나무들이 개화하고 단풍 드는 시점이 바로 서울의 벚꽃 공식 개화일이자 단풍나무 단풍 드는 날이 되는 것이다.

▲ 계절관측용 왕벚나무 무거운 꽃송이가 바닥에 닿을 정도다. 임유이 기자

벚꽃의 개화 여부가 한 가지 세 송이라면 단풍나무는 20%의 단풍이 들면 공식적으로 북한산에 단풍이 시작됐음을 발표한다. 국립기상박물관이 자리한 언덕이 북한산 자락이기 때문이다. 기상관측에 사용되는 것은 식물뿐이 아니다. 이곳 관측소에 눈이 내려야 기상청은 서울에 눈이 시작됐음을 발표한다.

한편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우리나라 기상 문화를 연구하는 국립기상박물관에는 서양보다 200여 년 앞서 발명된, 세계에서 현존하는 유일한 측우기 ‘공주 충청감영 측우기(公州忠淸監營測雨器)’가 소장돼 있다.

임유이 기자 ly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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