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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글>
2025년, 대한민국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경제 둔화, 정치 불신, 외교안보 불확실성, 낡은 헌정 체제, 심화하는 사회 갈등. 정권교체 여부를 떠나, 다음 대통령은 이 복합 위기를 풀어낼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다음 대통령의 과제’ 시리즈는 이를 다섯 가지 주제로 나누어 살펴본다. ① 경제 ② 정치 ③ 사회④ 외교안보 ⑤ 개헌
다음 대통령이 직면할 세 번째 과제는 사회개혁이다. 사회개혁은 경제개혁과 정치개혁을 지탱하는 기초이자, 모든 국가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과제다. 불평등, 세대 갈등, 지역 불균형 등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구조적 문제는 단순한 복지 확대로는 치유할 수 없다.
보수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사회개혁은 평등의 강요가 아니라 공정한 기회의 보장, 그리고 공동체 복원의 문제다. 다음 대통령은 공정·연대·자립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적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
사회개혁은 크게 다섯 가지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첫째,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불평등 해소. 둘째, 사회적 사다리를 복원하는 교육 개혁. 셋째, 세대 연대를 이루는 갈등 해소. 넷째, 지역이 살아나는 지방 균형. 다섯째, 사회적 약자의 자립 지원. 이 다섯 과제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한 부분이라도 소홀히 하면 전체 개혁이 흔들리게 된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불평등 해소다.
한국은 고도성장을 이루었지만 소득과 자산 격차는 오히려 심화되었다. 특히 상위 1%와 중산층 이하 계층 간 경제적 격차가 벌어지면서, 세대 간·지역 간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한 소득 재분배로 해결될 수 없다.
보수적 접근은 '공정한 기회'를 회복하는 데 있다. 근로소득공제 확대, 근로 장려세제 강화, 일자리 연계 복지 프로그램 확충 등을 통해, 국민 각자가 노력하면 자립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해야 한다.
다음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교육 개혁이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학력, 학벌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으며, 사교육 시장의 팽창은 교육 격차를 더욱 고착시키고 있다. 교육이 불평등을 완화하기는커녕, 오히려 계층 대물림을 조장하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모든 학생에게 공정한 출발선을 보장하는 것이다. 지역 거점 국립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디지털 기반 맞춤형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기술 교육을 공교육에 적극적으로 포함해야 한다. 사교육 의존도는 단속이 아니라,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줄여야 한다.
세 번째 과제는 세대 간 갈등 해소다.
고령화와 청년 세대의 불안정이 겹치면서 한국 사회는 세대 갈등이 구조화되고 있다. 특히 청년층은 고용 불안정, 주거 불안, 미래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들의 불만이 정치적 분열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보수주의적 사회개혁은 세대를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호 연대와 존중을 회복하는 것을 지향한다. 청년층에게는 주거 지원과 창업 지원을 강화하고, 고령층에게는 지역사회 일자리와 돌봄 서비스를 확충해야 한다. 세대 간 연대 없이는 어떤 개혁도 뿌리를 내릴 수 없다.
네 번째 과제는 지역 불균형 해소다.
수도권 집중은 한국 사회의 가장 심각한 구조적 문제 중 하나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단순한 경제적 차원을 넘어, 문화, 교육, 복지 전반에 걸쳐 사회적 단절을 심화시키고 있다. 보수적 해법은 지방에 '보조금을 퍼붓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다.
지방정부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하며, 지방대학과 지역기업 간 연계를 통해 청년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아야 한다. 지방은 수도권을 보완하는 하위 체계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다섯 번째 과제는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와 자립 지원이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장애인, 여성, 이민자, 성소수자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소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보수주의적 접근은 이들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사회적 약자에게는 단기적 보호뿐만 아니라 장기적 자립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장애인과 고령자에게는 능력에 따라 일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여성에게는 경력 단절 극복과 경제 참여 확대를 지원하며,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국민 정체성과 사회 통합을 고려하는 이중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성소수자 문제도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 인권과 공동체 질서를 균형 있게 조화시키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
사회개혁은 기존의 사회 시스템을 단순히 수정하는 것을 넘어, 공정한 기회, 건강한 공동체, 책임 있는 자유라는 새로운 사회적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일이다. 다음 대통령은 이 원칙을 확고히 세우고, 모든 국민이 자립을 꿈꿀 수 있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왜 보수주의적 사회개혁인가.
한국 사회의 위기는 자유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공정한 기회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좌파적 평등주의는 결과의 강제를 추구하지만, 보수주의는 기회의 평등과 공동체 연대를 복원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 보수주의적 사회개혁만이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지킬 수 있다. 다음 대통령은 포퓰리즘의 유혹을 넘어, 공정과 자립을 기초로 한 책임 있는 자유사회를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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