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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체 핵무장론이 7.23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변수로 떠올랐다. 나경원 후보가 찬성하고 나서자 나머지 세 후보가 반대한 가운데 ‘반동훈(반 한동훈)’ 전선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 과반은 한국 핵무장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후보는 26일 자신의 SNS에서 당대표 당선 시 △국제정세를 반영한 핵무장 △평화를 위한 핵무장 △실천적 핵무장을 당론으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핵은 고도화되고 있고 북한·러시아 협력 등 국제정세도 대한민국 안보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견고한 한미동맹으로 억제력이 작동하지만 미래 안보환경 변화까지 담보할 순 없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한미 간 협력을 통한 핵무장도 강조했다. 나 후보는 “국제사회 역사는 외부 위협을 억제할 힘이 있는 국가만이 생존해 왔음을 보여준다. 지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핵무장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라며 “동맹국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를 견인하겠다. 한미 간 협력을 통한 핵무장”이라고 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측에서는 한국 핵무장이 언급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앨리슨 후커는 21일(현지시간)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행사에서 “심화되는 북러 관계가 한국을 자체 핵무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한미관계나 국제규범으로 인해 핵무기 개발이 제한된다 해도 핵무기를 단기간 내 개발할 수 있는 준비는 당장 하겠다. 말로만 그치는 게 아닌 행동으로 담보하겠다”며 “당대표가 되면 이상의 내용을 당론으로 정하고 당 차원의 더욱 세밀한 정책 준비와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전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나 후보는 25일에도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 후보와 함께 ‘반동훈’ 전선을 형성 중인 원희룡·윤상현 후보는 “당장은 힘들다”는 반박을 내놨다. 원 후보는 25일 SNS에서 “우리는 작년 한미 양국 간 워싱턴선언을 통해 핵우산 강화 성과를 얻었다. 지금은 워싱턴선언 실효성 확보를 통해 대북 핵 억제력을 강화할 때”라고 했다. 윤 후보도 “한반도 영해 바깥에 (미국의) 핵무기 탑재 잠수함 전략자산을 갖다 놓고 한미 핵 공유 협정을 맺는 게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국 재배치 검토를 최근 촉구한 바 있다.
한동훈 후보도 원희룡·윤상현 후보와 보조를 맞췄다. 한 후보는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후보 등록 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처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을 갖추는 게 지금 시점에서 필요하다”면서도 “지금 단계에서 핵무장으로 가게 되면 국제사회에서 큰 제재를 받고 국민은 큰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동훈’ 전선이라는 ‘합종’ 기류에 미묘한 변화가 발생하면서 한 후보가 그 틈을 파고든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원희룡·윤상현 후보와 뜻을 함께하는 ‘연횡’을 연출함으로써 나 후보부터 우선 고립시켜한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잠재적 핵무장 역량 필요”라는 단서를 둠으로써 나 후보와 우선 손잡는 모습을 보여 합종을 깨려 한다는 해석도 있다.
‘반동훈’ 측 후보들 단일화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한 후보의 ‘연횡’이 주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연횡은 곧 한 후보 당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핵무장을 둘러싼 ‘반동훈’ 내 갈등은 한 때의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란 반론도 있다.
원희룡·윤상현 후보의 핵무장 반대가 나 후보를 띄우기 위한 일종의 페이스메이커 차원의 행보라는 추측도 있다. 국민 과반은 한국 자체 핵무장을 찬성 중이다. 한국갤럽이 최종현학술원 의뢰로 지난해 12월15일부터 올해 1월10일까지 전국 성인 10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p)에서 응답자의 72.8%가 한국의 독자 핵개발이 필요(매우 필요 21.4%·필요한 편 51.4%)하다고 답했다. 91%는 북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국책연구기관도 한국 핵무장에 힘을 싣고 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은 21일 보고서에서 “자체 핵무장 또는 잠재적 핵 능력 구비 등을 포함해 다양한 대안에 대한 정부 차원 검토 및 전략적 공론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원로들 사이에서도 핵무장 찬성 목소리가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5일 SNS에서 “프랑스의 드골 전 대통령은 (과거 프랑스 핵무장을 반대한) 미국을 향해 ‘뉴욕이 불바다 될 것을 각오하고 파리를 지켜줄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드골은 바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탈퇴하고 핵무장에 들어가 핵개발 후 나토로 복귀했다”며 “(한국도) 똑같은 논리가 적용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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