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2.6º
미세먼지 좋음
강릉 15.2º
미세먼지 보통
)
결혼하고 몇 십 년 만에 자기 명의로 아파트를 소유하게 된 A씨. 그동안 살면서 돈 관리는 남편의 몫이었기에 아파트를 공동명의로 등기하면서 지분에 대한 증여세도 납부했다. 그때는 주변 사람들 말만 듣고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고 그렇게 한 것이다.
그런데 몇 년 뒤 남편은 세상을 뜨게 됐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국세청으로부터 한 통의 통지서를 받게 된다. A씨 명의 부동산 지분이 상속세 과세 대상이라는 것이다. 상속일 전 10년 내에 증여받은 재산은 상속세 과세 재산에 포함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마음이 급해진 A씨는 세무사의 상담을 받고, 증여세를 낸 것부터 잘못된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당시에 남편이 돈 관리를 도맡아 하고 있었을 뿐 사실상 모든 재산은 부부가 쌀집을 하며 함께 일궈 낸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씨는 국세청에 증여세를 돌려 달라고 경정청구를 하게 됐는데, 국세청은 이를 거부해 조세심판원을 찾게 된다.
청구인 주장
“청구인과 배우자가 쟁점 부동산을 취득한 것은 부부 공동으로 쌀가게를 운영하면서 구입한 토지 및 주택을 처분한 자금으로 취득한 것인 바, 쌀가게는 부부가 공동운영했고 그 소득으로 구입한 쟁점 부동산의 소유권은 부부 공동에게 있다.”
“청구인과 배우자가 1973년부터 쌀가게를 공동운영하면서 재산을 형성했고, 여기서 모은 자금으로 1998년 다른 부동산을 구입했으며, 이를 팔아 쟁점 부동산을 구입한 것이다. 청구인 부부가 공동으로 사업을 영위해 모은 자금으로 쟁점부동산을 취득했으므로 청구인이 쟁점부동산의 2분의 1 지분을 배우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 부부 공동재산을 각자의 명의로 취득한 것”이라는 것이 청구인 측 주장이다.
처분청 주장
처분청은 “그 재산을 취득하는 데 협력이 있었다거나 혼인 생활에서 내조의 공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자신이 실제로 대가를 부담해 그 재산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기 위해 취득했음을 증명해야 하는 점으로 볼 때 실제 청구인이 본인의 자금으로 쟁점 부동산 지분을 취득했다는 객관적인 증빙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 재산을 취득하는 데 협력이 있었다거나 혼인생활에 있어서 내조의 공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자신이 실제로 대가를 부담해 그 재산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기 위해 취득했음을 증명해야 하는 점(대법원 2008.9.25 선고 2006두8068 판결)으로 볼 때 실제 청구인이 본인의 자금으로 쟁점부동산 지분을 취득했다는 객관적인 증빙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맞섰다.
심판 결과
“청구인이 제출한 쌀가게를 할 당시의 사진이나 인근 주민들의 확인서 등에 따르면 청구인과 배우자가 쌀가게를 공동으로 운영한 것으로 보이는 점, 부부가 공동으로 쌀가게를 하면서 수입이나 자금 등을 모두 배우자가 지배·관리했을 뿐 아니라 이를 원천으로 쟁점외 부동산을 구입해 배우자 단독 명의로 소유권이전 등기를 했다는 청구인의 진술은 당시의 관습이나 상 관행상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점, 특히 쟁점 부동산 매매를 원인으로 해 부부 공동재산(지분 각 2분의 1)으로 소유권이전등기까지 경료하고 쟁점외 부동산에서 쟁점 부동산으로 주소지를 이전한 점, 당초 청구인의 증여세 신고는 세법의 무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청구인이 쟁점 부동산의 2분의 1 지분을 배우자로부터 증여받았다기보다는 부부 공동으로 쌀가게를 운영하면서 모은 자금으로 쟁점외 부동산을 취득하고 그 양도대금을 원천으로 해 각자 2분의 1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결론지었다.
위의 사례에서 참고할 수 있는 사실은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 상속증여세법에서는 직업·연령·소득 및 재산 상태 등으로 볼 때 재산을 자력으로 취득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 재산 취득자가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한다. 자금의 출처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있어야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배우자에게 증여하면 증여일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합산해 6억 원까지는 공제된다.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피상속인(상속해 주는 사람)이 상속인(상속받는 사람)에게 증여한 재산가액은 상속재산의 가액에 가산한다. 따라서, 증여의 사실 여부에 대한 판단이 잘못된 경우 증여세, 심지어 상속세까지 부담하게 돼 상당한 재산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