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희의 100세 건강 [74] 손발에 생기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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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봉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8-29 06:30:30

환자 중에 손이 차거나 뜨거운 열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약지나 중지가 뻑뻑하고 통증이 생겼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은 몸의 한 부위라도 아프면 심한 불편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손이 아프면 일상생활에서 손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깨닿게 된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욱씬욱씬 쑤시는 통증과 뻑뻑함이 약지나 중지에서 나타나는 증세는 원인이 여럿일 수 있다. 신체 중에 팔과 다리는 양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이때의 양기는 움직인다는 뜻으로 기혈의 순환을 의미한다.

기가 부족해지면 손발이 차게 되거나 잘 쓸 수 없게 되고, 양기가 너무 왕성하면 음기 부족으로 심한 열이 나게 된다. 이것이 음양의 조화가 맞지 않을 때 손발에서 열이 나는 사지열이다. 마치 작은 물로 불을 끌 수 없어 큰불이 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시간이 지나면 몸이 더 쇠약해져 탈 것이 없기 때문에 손발에서 열이 나던 것이 저절로 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열이 나면서 팔다리가 불로 지지는 듯하거나 불이 붙은 것 같으면 바람이 근육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바람을 없애는 처방을 써야 한다.

손가락마다 흐르는 경락이 다른데 대장 경락에 병이 들면 엄지손가락을 따라 팔뚝 앞쪽에서 통증이 심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새끼손가락에서 팔뒤꿈치 쪽으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은 소장 경락이 병들었기 때문이다. 약지의 통증은 삼초경락의 병으로 중지 손가락을 따라 팔뚝 가운데로 통증이 나타나고, 중지에서 손바닥 쪽으로 올라가면서 팔뚝 안쪽으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은 심장 경락이다.

각 경락에 병이 있으면 그 경혈을 따라 통증이 생긴다. 약지나 중지가 뻑뻑하고 통증이 생겼다면 심장질환이나 두통·인후종통·혀나 귀 질환도 의심해 볼 수 있다. 구조적인 문제인 염좌나 외상·무리한 사용을 제외하면 경락과 관련된 병일 가능성이 크다.

손바닥 건강은 위장이 주관하며 손바닥이 차면 뱃속이 차다는 것을 의미하고, 뜨거우면 위장에 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엄지손가락에서 손목 사이 볼록하게 튀어나온 부위가 어제라고 하는 혈자리다. 이곳에 시퍼런 핏줄이 서면 위장에 찬 기운이 서린 것이고, 붉은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나면 위장에 열이 있는 것이다. 검은색이 나타나면 몸이 저린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손에 생기는 병이지만 몸의 어디가 아픈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원인을 치료하면 빨리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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