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희의 100세 건강 [76] 환절기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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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봉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9-12 06:30:30

이제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들어서는 환절기라고 할 수 있는 계절이다. 아직 습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지만, 서늘해지는 가을 날씨가 피부에 와닿는 계절이기도 하다. 기온이 낮아지고 습도가 낮아지면서 건조해지는 것이 가을인데, 기온이 낮아지면 주로 폐와 관련된 호흡기 질환에 잘 걸리게 된다.

폐는 찬 것을 싫어한다. 한의학에서는 해수(咳嗽)·효천(哮喘)·해역(咳逆)이라 하여 다양한 폐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해수는 주로 기침을 말하는데, 기침은 다 똑같은 기침이 아니다.

감기로 인해 발생하는 기침, 노화나 과음 등 다양한 원인에 인한 기침, 오한·발열·두통·콧물·코막힘과 같은 여타의 감기 증상이 수반되는 형태의 기침, 마른기침, 가래가 동반된 기침, 열성 상태의 기침(폐렴과 같음), 혈을 동반하는 기침, 야간 기침, 술을 오랫동안 마셔서 생기는 기침, 식적으로 인해 담이 생기고 이로 인한 기침 등 매우 다양한 형태의 기침이 있는데 원인과 증상 또한 다양하다.

효천은 기관지 천식과 같은 증상을 말하고, 해역은 딸꾹질을 의미한다. 여기서 딸꾹질은 일종의 기의 충돌이라고도 볼 수 있다. 몸속의 더운 기운에 갑자기 찬음식이나 찬음료·찬공기가 들어오면 딸꾹질이 생긴다. 이럴 때는 감꼭지를 달여서 복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따뜻한 물로 기를 따뜻하게 해 순환시켜 주는 것이 좋다.

올여름은 특히 습하고 무더웠다. 이런 날씨에는 비장을 상하기 쉽다. 특히 8월은 간절기에 속하는데 간절기를 주관하는 비장을 상하게 되면 사지가 무겁고 나른하고 몸에 습이 많이 끼게 되어 더 늘어지고 지치게 된다. 비장은 습한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비장을 보하는 것이 여름에 중요하고, 이를 제때에 치료하지 못하게 되면 가을에 들어 폐기능이 약해지게 된다.

비를 상하면 얼굴이 누렇고 트림을 자주 하게 되고 생각이 많아지며, 기육이 아프게 된다. 또한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해지며 몸이 무겁고 관절에 통증도 느껴진다. 그래서 눕기를 좋아하게 되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소변이 누렇게 될 수도 있다.

무더운 여름에 건강관리를 잘 못했다면 민간에서 쓸 수 있는 방법으로 오래된 묵은 쌀이나 찹쌀로 묽은 죽을 쑤어서 마시는 것이 좋고, 꿀을 미음과 함께 먹거나 늘 먹어도 좋다. 이 밖에 쇠고기·붕어·숭어·아욱과 같은 것을 먹으면 좋은데, 붕어나 숭어는 진흙을 먹기 때문에 비위를 보하는 효능이 있다.

한봉희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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