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2대 국회 첫 국감… 나라 살림 제대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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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6조 원 이어서 올해 30조 원 ‘세수 펑크’ 전망
중동발 유가 급등 등으로 전 세계 경기침체 우려
국회는 정쟁 접고 재정건전성 제고 위한 대안 제시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07 00:02:02

7일부터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3주간 열린다. 무엇보다 나라 살림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중점적으로 들여다봐야겠다. ‘나라 곳간’이 심상치 않다. 정부의 경기회복 전망이 어긋나면서 법인세가 적게 걷혀 올해 약 30조 원의 세수(稅收)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는 세수 재 추계 결과 올해 국세 수입이 예산 대비 29조6000억 원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세 수입이 예산대비 56조4000억 원 부족한 역대 최대 ‘세수 펑크’가 발생한 데 이어 2년 연속 수십조 원 규모의 세수 결손이 발생하게 됐다.

앞서 정부는 올해 국세 수입을 367조3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상저하고’ 흐름에 따라 하반기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했다. 그러나 경기 둔화 여파가 길어지면서 법인세(-14조5000억 원)·소득세(-8조4000억 원) 등의 전망치를 수정해 337조7000억 원으로 내려잡았다.

재정 총량 관리가 시급한 과제다. ‘2023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국가채무(중앙+지방정부 채무)는 1126조7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보다 가파르다 보니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처음 50%를 넘어섰다. 설상가상 미국 경제는 추가 금리인하 요소가 있다는 긍정적 신호가 있지만, 중동발 유가급등 등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경기침체 우려도 작지 않다.

우리가 문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5년 40%를 조금 넘었던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2025년에는 64.96%로 10년 만에 24%p 넘게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정치권,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퍼주기’ 정책과 법안을 쏟아 내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주장하는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은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위헌 소지를 들어 재의를 요구했고 국회에서 재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 무산되었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이에 계속 집착하고 있다. 이는 국가경제를 염두에 두지 않은 무책임한 포퓰리즘 복지정책이다. 사회적약자를 위한 맞춤형 복지정책을 펴는 게 온당함에도 짐짓 외면하고 있다.

재벌이나 극빈층에 똑같이 정부 지원금을 준다는 것은 현금 살포에 다름 아니다. 효율적 재정 운용 목적에 맞지 않고, 재정 지출 원칙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민생회복지원금법은 나라 살림과 미래 세대에 대한 부담을 외면한 매표 행위다. 이 법안이 민주당 주도로 시행되면 적게는 13조 원, 많게는 20조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시중 유동성 확대로 물가를 자극해 서민의 삶은 피폐해지고, 대규모 추경으로 국가재정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이탈리아 정부가 방만한 재정 지출로 인한 과도한 부채를 줄이기 위해 유명 문화유적까지 매각하고 나선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 우리나라 재정 상황도 열악하다. 당장 세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2022년 이후 악화한 대외 여건이 예상보다 더 크게 국내경제에 영향을 미쳐 세수 부족이 발생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의문점은 남는다. 세제 개편에 따른 세수 감소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법인세 감세 등 세제 개편의 영향은 세입예산안에 이미 반영돼 있으므로 세수 부족의 원인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정부는 또한 기금과 불용예산 등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재정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겠다고 하면서도 구체적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세수 부족을 메울 구체적 가용 재원의 종류와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어 국민적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야는 국감 중 당리당략을 접고,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한 합리적 비판과 대안 제시에 힘쓰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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