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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김대중‧노무현정부의 반(反)보수 선전 선동
2000년 4월 총선 당시 종북좌파 정당이 하나도 없었던 대한민국이 이처럼 좌파가 활개치는 세상으로 변한 데는 김대중‧노무현정부의 지속적인 반보수‧친진보의 선전 선동이 있었다. 특히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과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종북 단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겼으며, 이들이 주도하는 반미 종북행사들이 난무했다.
2002년 효순‧미선이 촛불시위, 2004년 미군기지 이전 반대 촛불시위, 2005년 인천상륙작전의 영웅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동상 철거 시위, 2009년 광우병 촛불시위 등 반미운동이 줄을 이었다. 학교 교실은 전교조 교사들에 의해 종북 사상 교육장이 되었다. 아고라 등 인터넷 카페도 종북좌파가 주도했으며 극장들에선 친북 ‘태극기 휘날리며’(2004) ‘웰컴 투 동막골’(2005) 등 반미 영화가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었다.
국민 성향의 중심추가 보수에서 진보로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국민 정치의식의 중심추가 보수에서 진보로 옮겨 갔다. 모든 게 보수 중심에서 진보 중심으로 급변한 것이다. 종북 단체들은 이런 현상의 중요성을 간파했다. 종북 단체의 대명사와도 같은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의 산하 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은 당시 이런 주장을 했다. “진보 대 보수의 새 정치 질서가 조성된 오늘은 2012년 대선에서 자주적 민주 정부(반미‧종북 정권)를 성취하기 위한 도약대를 마련하는 출발점이다”
이 주장의 의미를 살펴보면 ‘보수 대 보수’였던 정치 질서가 ‘진보(36%) 대 보수(24%)’로 완전히 바뀌고, 역전되어 있다. 이는 말하자면 보수 지향의 국민이 99%였는데 24%로 추락해 버린 꼴이었다. 그러니 이제 2012년 대선에서 종북 세력이 정권을 잡을 수 있는 출발점’이 도래했다는 것이다. 자신감의 발로였다.
그 예측대로 2012년 종북 정당인 민주노동당(민노당)은 통합진보당(통진당)으로 확장한 후 민주당과의 야권 연대를 통해 2012년 대선에서 공동 정권 수립을 도모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기도는 다행히도 아슬아슬하게 실패했다. 2012년 총선 직후 5월에 일어난 통진당 내분 사태만 아니었으면 통진당과 민주당의 야권연대는 대선까지 유지되었을 것이고, 이석기 통진당 세력이 정권을 잡았을 것이다. 이른바 ‘자주적 민주 정부’ 즉, 종북 반미 정권이 등장했을 것이다.
“진보-보수 이용해 종북 정권 창출하라”
북한은 ‘진보 대 보수’의 프레임이 국민 사이에 안착하자 이를 지속적으로 이용해 선거 개입 공작을 전개했다.
이석기의 경기동부연합이 일심회간첩단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아 민노당의 당권을 장악한 시점인 2006년 1월, 김정일은 신년사에서 “남한에서 반보수 대연합‧진보 대연합으로 매국 반역 집단에 종국적 파멸을 안겨 줄 것이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반보수 대연합‧진보 대연합 등 ‘진보 대 보수’의 프레임을 이용한 선거전략으로 2012년에 종북 정권을 창출해 한나라당 보수세력을 파멸시키겠다는 선포인 것이다. 2006년 1월 당시 김정일은 2012년 대선에서 종북 정권을 창출할 주역으로 이석기를 염두에 두었던 것은 아닐까.
이러한 추측은 망상이 아니다. 2011년 8월 국정원에 의해 적발된 왕재산간첩단이 북한 공작기관으로부터 받은 선거 개입 지령문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지령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왕재산 간첩단이 받은 북한 지령문
△첫째, “민노당을 중심으로 진보 대통합 정당을 구성하라”고 했다. 이는 좌파 정치세력을 하나의 진보정당(좌파 정당‧종북 정당)으로 만들라는 것으로, 진보 대연합 전술이다. 실제로 2011년 12월 민노당을 중심으로 국민참여당(국참당‧노무현당)‧진보신당 탈당파 등이 합쳐 통합진보당(통진당)을 만들었다.
△둘째, “진보 대통합 정당과 민주당의 야권 연대 방안을 강구하라”고 했다. 새로 만든 통합 진보정당은 민주당과 후보를 단일화하는 선거연대 전략을 펴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보수세력인 새누리당(전 한나라당)을 고립시켜 패배시킨다는 전술이다. 이른바 ‘반보수 대연합’ 전술이다. 이렇듯 북한은 2012년 대선에서 종북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서도 진보-보수 프레임의 선거 개입 공작을 펼친 것이다.
우파 분열의 주범 ‘진보 대 보수’ 프레임
‘진보-보수’의 프레임이 갖는 해악 중의 해악은 자유민주주의 세력, 즉 우파를 나쁜 세력으로 매도하고 국민을 3조각으로 분열시킨다는 점이다.
‘우리 국민 중 자유민주주의를 좋아하거나 적어도 긍정하는 세력 규모는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자. 아무리 적게 잡아도 국민의 80% 이상은 되지 않을까. 이들을 자유민주 세력이라 할 수 있는데, 이들은 ‘진보-보수’의 해악으로 3등분 되어 있다. 자유민주 세력이 보수‧중도‧진보 그룹 3곳에 두루 퍼져 있는 것이다.
세 갈래로 나뉜 자유민주 세력
△자유민주 세력의 일부는 진보 그룹에 들어가 있다. 자유민주 세력이 진보 그룹에 들어간 것은 ‘진보’라는 용어가 가진 좋은 이미지 때문이다. 이들은 진보를 ‘보다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좋은 정치세력’으로 알고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정치학적으로 진보세력이란 공산‧사회주의 세력, 종북 세력 등을 지칭하는 용어이며 레닌‧스탈린‧모택동‧김일성 등 공산주의자들이 모두 스스로를 진보세력이라고 포장했다. 우리나라도 종북 성향 정당인 통합진보당‧진보당 등이 모두 당명에 ‘진보’를 붙인 것에서도 그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진보’는 종북‧공산 세력 등 반대한민국 세력이 주도하는 그룹인데, 진보라는 용어에 속아 상당수 자유민주 세력이 이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특히 진보의 정치사상적 의미를 잘 모르는 청소년‧여성 등이 그런 경향이 강하다. 고등학생‧대학생‧여성 등에게 정치사상의 성향을 물어보면 자신을 진보 세력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은데, 진보 세력이란 ‘공산주의자‧사회주의자‧종북주의자’를 의미한다는 것을 설명하면 상당수는 “몰랐다”면서 “나는 진보 세력이 아니다”고 분명히 밝히는 것을 필자가 직접 목격한 바 있다.
△둘째, 자유민주 세력의 가장 많은 비율은 중도 그룹에 들어가 있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를 긍정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인데 ‘진보 세력’은 아닌 것 같고, ‘보수’는 더욱 싫어 중간을 택한 그룹이다. 정치사상에 대해 잘 모르는 현실론자‧과격한 것을 싫어하는 온건론자 등의 젊은 층이 중도 그룹에서 많은 비율을 차지하지 않나 싶다. 자유민주주의자 상당수가 보수 세력을 기피하고 중도를 택한 이유는 ‘보수=진보를 거부하는 퇴보 세력‧수구 세력’ 등의 이미지가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산‧사회주의와 자유민주주의 사이에서 중간을 택한 사람들이 아니다. 북한과 대한민국 사이에서 중간을 택한 사람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이 인정하든 안하든 자유민주 세력이고, 사실상 우파세력이다. 우파란 자유민주주의 세력을 의미하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셋째, 자유민주 세력의 일부는 보수 그룹에 들어가 있다. 여론조사를 해 보면 대체로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답하는 사람은 25% 전후이다. 이들은 보수는 진보를 거부하는 퇴보 세력‧수구꼴통이라는 비난이 있음에도 종북 좌파에 적극 대항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체제수호 세력이 주류를 이룬다.
자유민주 세력이 80%를 넘는데도 자신이 반공적 자유민주 세력이라고 분명히 인식하는 비율이 25%에 불과한 현상을 깊이 고찰해야 한다. 이런 현상이 생긴 가장 큰 이유는 ‘진보-보수’ 프레임의 해악에 있다. 특히 젊은 층이 보수세력을 기피하고 중도로 몰리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국민의힘 등 우파정당들도 선거 때만 되면 우파를 기피하고 중도 표심을 잡기 위해 중도로 가는 것이다.
이렇듯,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국민의 절대다수임에도 극소수의 종북좌파에게 국가 주도권을 빼앗긴 것은 ‘진보-보수’ 프레임의 악영향으로 절대다수인 우파가 세 갈래로 나뉘고 분열돼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선거 때마다 분열과 갈등으로 패배하고 종북‧공산 세력 등 반대한민국 세력이 정치권을 장악해 간 것이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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