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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심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퇴직해도 1년 동안은 논문 지도를 할 수 있다고 하니 너도나도 논문을 쓰겠다고 덤빈다. 논문을 읽고 수정하다가 결국 병원 신세를 두 번 졌다. 물리치료 받고 보름치 약 타 와서 겨우 버틴다. 허리가 못 견디겠다고 난리다. 외국인들 논문에서 띄어쓰기 수정하는 것도 일이다.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많이 틀리는 것이 단위성 명사 띄어쓰기이다. 단위성 명사는 한 근(600g)·한 톳(김 100장을 한 묶음)·고등어 한 손(물건을 한 차례, 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분량)·열 살·버선 한 죽·북어 한 쾌(북어 스무 마리 한 묶음) 등과 같이 다양하다. 이러한 단위성 명사는 모두 명사의 일종이므로 띄어 써야 한다.
다만,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어울려 쓰이는 경우에는 붙여 쓸 수 있다. 세 시 이십 분 십 초가 원칙이지만, ‘세시 이십분 십초’와 같이 써도 된다. ‘제일과’ ‘1446년 10월 9일’ ‘16동 502호’ ‘80원’ 등도 붙여 쓸 수 있다. 다만 ‘제일 과’ ‘제1과’는 맞지만 ‘제 1과’나 ‘제 일과’라고 쓰면 안 된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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