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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문 정권, 지방분권제 차근차근 사전 준비
문재인 정권은 지방분권을 통한 체제 변혁을 위해 다양한 사전 준비작업을 했다.
△2017년 12월 사회주의 공동체 확산과 좌파 마을활동가 양산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려 했다.
△2018년 3월 청와대 직속 자치분권위원회를 설치한 후 자치단체들과의 협조, 다양한 지방분권정책을 추진했다.
자치분권위원회는 행안부‧교육부 등과 함께 시‧도 자치단체와 마을활동가 단체들의 협조로 세미나‧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자치‧마을공동체 만들기에 주력했다. 또한 마을활동가 양성 교육과정을 만들어 주민자치를 실행할 활동가를 대거 양성했다. 이들이 주민자치회‧마을공동체 등을 운영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주민자치회는 2013년 지방자치법(‘주민자치회 시범 실시’)에 근거해 극히 일부 지역에서 주민자치회를 시범 실시한 것인데, 2016년 12월 당시 39개뿐이던 것이 문 정권 등장 후 급속하게 확대되어 정권 말기에는 1200여 개에 이르렀다.
총선 후 지방분권 입법 드라이브
이러한 준비과정을 거친 후 주민자치회 설치를 위한 법제화 작업에 돌입했다. 문 정권은 2020년 12월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주민자치회 전면 실시를 준비하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의 일환이었다. 다만 지방자치법 통과 시 주민자치회를 전면 실시하는 조항을 포함했다가 야당의 반발을 고려, 삭제했었다. 이에 대해 좌파 성향 세력의 반발이 매우 심했다. 그래서 지방자치법이 통과되고 불과 2달여 만에 주민자치회 설치만을 위한 독립법안을 다시 발의한 것이다. 이것이 주민자치기본법안이다.
문 정권과 좌파 마을활동가들은 주민자치기본법안을 2021년 내에는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하고 노력했으나 필자의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 출판(2021.3)과 강의, 그리고 교회를 중심으로 한 주민자치회 반대운동이 일어나면서 강행하지 못했다. 이들은 하는 수 없이 조례를 통해 주민자치회를 확대 실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주민자치기본법은 좌파 마을 독재법
주민자치기본법안은 좌파 주도 주민자치회‧주민총회 설치에 관한 법률안이다. 주민자치기본법안의 문제점을 한마디로 말하면 주민자치라는 허울을 쓴 좌파 마을 독재법이라는 점이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1년 1월29일 대표 발의한 주민자치기본법안은 겉으로는 ‘주민자치’ ‘직접민주주의’ ‘마을 민주주의’ ‘주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 등으로 거짓 포장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좌파 세력이 대한민국의 하부구조인 3500여 개 읍‧면‧동을 장악하는 좌파 마을 독재 법안이다. 이는 좌파 활동가들이 스스로 지방분권‧주민자치회 등에 대해 “광주공화국”이니 ‘마을 정부’ ‘동(洞) 정부’ 등의 표현을 쓰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자본주의 부정을 전제로 한 대안 모델 ‘마을공화국’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신용인 교수는 2021년 2월22일 ‘직접민주주의뉴스’의 신년 특별기고에서 읍‧면‧동을 준독립적인 ‘마을공화국’ 상태로 만들 것을 주장했다. 그의 전체 발언을 살펴보면 그가 주장한 마을공화국이란 현 대한민국의 체제, 즉 자본주의에 대한 부정을 전제로 대안 모델로서 구상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주민 스스로 마을 헌법(자치규약)을 만들고 자율적으로 마을 정부와 마을 기금을 운영하며 수준 높게 자치를 누리는 읍‧면‧동 마을공동체가 마을 공화국이다. 우리나라에는 3500개의 읍‧면‧동, 즉 마을이 있다. 만일 전국의 마을 하나하나가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는 마을공화국으로 탈바꿈한다면 집중 모순으로 중앙에 쏠린 권력과 부가 전국 3500개 읍‧면‧동으로 골고루 분산될 것이다.
그 경우 3500개 읍‧면‧동 주민 모두가 권력과 부를 고르게 누리며 스스로를 다스리고 다른 이에게 부림을 받지 않는 주권자의 존엄을 가지며 살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권력과 자본의 지배를 받는 피지배자인 백성의 삶이 아니라 권력과 부를 다스리는 주권자인 시민의 삶을 당당하게 누리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나라는 참다운 민주공화국이 될 것이다.”
그가 김영배 의원이 대표발의한 주민자치기본법안이 원래 구상했던 것보다 후퇴했다고 아쉬워한 대목을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주민자치기본법안이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진 않았다. 하지만 이 법안은 꼼꼼히 검토해 봐야 한다. 좌파 정치세력과 좌파 마을활동가들이 어떤 마을공동체를 만들려는지, 이를 통해 대한민국 체제를 어떻게 바꾸려는지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민자치기본법안은 비록 통과되지 않았지만, 지방의회가 제정하는 조례를 통해 1200여 개 읍‧면‧동에서 좌파 주도 주민자치회가 실시되고 있다. 현재 조례로 실시되고 있는 좌파 주도 주민자치회의 문제점을 파헤치기 위해서도 주민자치기본법안의 독소조항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주민자치기본법 제7조 ‘주민의 자격’
김영배 의원이 발의한 주민자치기본법안의 가장 심한 독소조항은 제7조 ‘주민의 자격’ 조항이다. 핵심은 가짜 주민이 읍‧면‧동의 주민자치회를 장악해서 진짜 주민을 통제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주민이란 해당 읍‧면‧동에 살면서 주민등록을 한 사람만을 의미했다. 그런데 주민자치기본법안(제7조)이나 현재 시행 중인 주민자치회 조례 등에는 ‘주민’의 자격이 크게 완화돼 있다. 그 읍‧면‧동에 주소지가 없고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가짜주민도 ‘생활 주민’이라는 이름으로 대거 주민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새로 들어오는 가짜 주민 그룹으로는 △등록된 재외동포와 외국인 △해당 읍‧면‧동에 소재하는 기관이나 사업체의 모든 직원 △해당 읍‧면‧동에 소재하는 모든 학교의 학생과 교사‧교수‧교직원 등이다.
그야말로 주민의 담을 헐어 버린 것이다. 그 읍‧면‧동에 살지 않고 주민등록이 없어도 마음만 먹으면 그 동네에 들어와 주민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다.
가짜 주민이 대거 마을에 들어오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그렇게 되면 가짜 주민이 주민총회‧주민자치회를 주도할 것이다. 그래서 가짜 주민이 마을 권력을 가지고 진짜 주민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주민총회나 주민자치회 활동은 낮에 이루어지는데, 주된 참여자는 낮에 그 마을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가짜 주민이다.
진짜 주민은 낮에는 직장이 있는 다른 지역에 가 있어 주민자치회‧주민총회 참여가 어려운 데 반해 가짜 주민은 그 마을에서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낮에 하는 주민총회‧주민자치회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주민자치회‧주민총회는 가짜 주민에 의해 주도되고, 진짜 주민은 소외당하고 통제받는 존재로 전락한다.
더욱이 진짜 주민은 이웃과 서로 잘 모르는 모래알과 같은 존재라면 가짜 주민은 그 읍‧면‧동에 있는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기 때문에 서로 잘 알고 의사전달이 쉽기 때문에 단체행동이 용이하다. 그래서 주민총회‧주민자치회를 쉽사리 장악할 수 있는 것이다.
조선족 등 재외동포와 외국인들의 주민권 남용
주민자치기본법안은 헌법과 국적법상 주권이 없는 재외동포와 외국인에게도 읍‧면‧동의 주민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주권이 없는 재외동포와 외국인에게 공민권을 주는 것은 헌법 위반으로 판단된다.
2018년 3월에 민주당이 내놓은 헌법 초안에는 기본권을 누리는 주체가 ‘국민’에서 ‘사람’으로 바뀌어 있다. 이것을 풀이하면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국민만이 아니라 외국인도 누릴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필자는 어째서 외국인에게 국민이 누리는 헌법상 기본권을 부여한 것인지 당시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주민자치기본법안을 보면서 왜 문 정권이 기본권 향유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바꾸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 법안이 재외동포나 외국인에게도 주민의 자격을 부여하고 주민자치회장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을 보니 다분히 의도적인 포석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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