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도 위기… 장기 미분양 주택 3년래 최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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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환경 따른 양극화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5 10:50:05

▲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스카이데일리

올해 서울의 악성 미분양이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입지와 환경 등에서 소비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는 곳과 달리 교통이 불편하거나 외곽 지역의 주택은 외면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환금성을 중시하는 투자 패턴과 높아진 주거 기준이 미분양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15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10월 기준 서울의 악성 미분양 주택은 523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 전체 미분양 물량(917가구)의 57%에 달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408가구)보다 28.2% 증가한 수치다.

강동구(251가구)‧강서구(145가구)‧광진구(33가구) 등 교통이 불편하거나 외곽 지역에 위치한 주택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런 악성 미분양 주택들은 대부분 300가구 미만의 중소형 주택으로 주택 수요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53.87대 1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지역은 평균 경쟁률이 527대 1에 이를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강남권 아파트는 입지와 환경, 높은 환금성으로 여전히 높은 수요를 자랑하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강남권 외 지역은 입지‧교통‧환경 조건이 부족해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는 주택 시장에서 입지와 가격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번 악성 미분양 증가의 원인을 2~3년 전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책정된 고분양가와 맞물린 외곽 지역의 주택 조건 부족으로 분석한다.

정부와 개발업체들이 미분양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신중한 분양가 책정과 교통·환경 개선 등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의 미분양 주택은 대부분 교통이 불편하거나 외곽에 위치한 나 홀로 주택들”이라며 “시장이 좋았던 시기에 비싸게 분양했던 주택들이 지금의 침체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환금성을 중시하는 투자 패턴으로 변하면서 주거 환경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졌다. 이는 단순히 가격이 낮다고 주택을 구매하지 않는 경향을 강화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더 나은 입지와 환경을 요구하며 선택적인 구매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울 미분양 사례는 부동산 시장의 변화와 수요자의 투자 성향 변화를 잘 보여준다. 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할 시점이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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