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시험 열기 급감… 응시자 8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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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와 업계 포화 영향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5 11:07:37

▲ 서울시내 한 아파트 상가에 옛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임대 매물로 나와 있다. 스카이데일리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수가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부동산 시장 침체와 업계 포화 상태가 시험 응시 열기를 식힌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와 거래 감소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의 경제적 매력이 줄어들었고 이미 과잉 공급된 업계 구조가 부정적 인식을 강화했다.

15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10월26일 시행된 제35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총 15만4699명이 응시했다. 이는 지난해 응시자 수(20만59명)보다 약 4만5000명, 2021년 최고치(26만4394명)와 비교하면 11만 명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응시자가 2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며 2016년(18만3867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로 인해 올해 공인중개사 합격자 수는 1만5301명에 그쳐 2021년(2만6915명)과 2022년(2만7916명)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응시자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공인중개사 업계의 과포화 상태가 꼽힌다. 현재 총합격자는 약 55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 개업 중인 공인중개사는 13만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42만 명은 자격증을 취득했으나 실질적으로 활동하지 않는 ‘장롱자격증’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경제활동 인구 70명당 1명이 공인중개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이 과포화 상태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출 규제와 거래 감소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시험 응시 열기를 식힌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거래 감소로 공인중개사의 수입이 줄어들고 자격증 취득 후의 경제적 매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수는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시장이 활황일 때는 거래가 늘어나면서 자격증의 매력도 상승하지만 침체기에는 반대로 응시자가 급감하는 경향이 있다. 2017년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함께 응시자는 꾸준히 증가해 2021년에는 역대 최고치인 27만8000여 명을 기록했다. 반면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2013년에는 10만2000여 명까지 줄어든 바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응시자 감소가 단순히 시장 침체를 넘어 공인중개사 자격증에 대한 가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향후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수는 부동산 시장의 회복 여부와 업계 구조 변화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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