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해킹 기승… 美 통신사 등 기반시설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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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안보보좌관 "강력 조치… 드론도 防空 대상"
트럼프, 정상들과 두루 소통… 우크라戰 종식 노력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6 16:26:36

▲ 미 차기 정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이 15일(현지시간) 미 CBS 인터뷰에서 중국발 해킹에 더욱 강력 조치를 예고하는 등 강경책을 재확인했다. 그 외에도 우크라전쟁 종식 노력, 중동 전략 등 트럼프2기의 외교·안보 기조가 두루 언급됐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2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이 미 기반시설에 대한 중국발(發) 해킹에 더욱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 트럼프와 공감대가 깊고 일찍부터 중국의 세계패권 추구와 위험성에 주목해 온 미 차기 외교·안보 수장의 대중 강경론이 재확인된 셈이다. 왈츠는 그린베레(특수부대) 출신의 참전용사이자 현 정부의 제이크 설리번과 여러모로 대조적인 관점을 지닌 인물이다.

15일(현지시간) 미 CBS 화상 인터뷰에서 왈츠는 중국이 최소 8개 미 통신사를 해킹해 고위 당국자와 정치인의 통신기록에 접근했다는 당국 발표에 대해 “절대로 용납 못할 일이며 훨씬 더 강력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공격하며 계속 데이터를 훔치고 염탐하는 민간인 및 국가에게 더 비싼 비용·대가를 물려야 한다”는 부연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배후가 중국인 것으로 파악된 해킹그룹 ‘볼트 타이푼’(Volt typhoon)의 침투를 “수도시스템·전력망, 심지어 항구 등 우리 인프라에 사이버폭탄이 설치된 것”에 비유해 심각성을 부각시켰다.

특히 월츠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생각도 마찬가지”라며 “그저 상대의 공격과 우리의 방어가 주거니받거니 확대되는 게 아니라 상대의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상대의 행동을 변화시킬 만큼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야말로 트럼프가 외쳐 온 ‘압도적 힘을 통한 평화’의 다른 표현이다. 월츠는 내달 새 정부 출범시 “취임 첫날부터 모든 일에 너무 앞서가진 않겠지만 사이버 분야에서 기존과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겠다”며 “이런 일(해킹)을 중단시키기 위한 비용 부과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여기서 ‘비용 부과’란 다양한 방식의 제재를 의미한다.

월츠에 따르면 트럼프는 주요 외국 정상들과의 직접적 소통을 중시하며 모든 전화에 응한다. 사실상 주적으로 간주된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역시 예외가 아니다. 다만 “동맹 및 적국과의 관계 관리를 중시하며 이런 대화는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축하와 친절한 말(덕담) 이상의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관련한 호의적 언사도 이런 측면에서 바라보는 게 합리적이다. 전 세계 독재자들과 친하게 지낸다는 낙인이 트럼프를 따라다녔으나 재해석될 여지가 크다.

또한 왈츠는 우크라이나전쟁을 “(인류사 최초 대량 살상을 초래한) 1차 세계대전 유형의 전쟁” “인간 고기분쇄기”에 비하며 트럼프의 의중을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통해 메시지를 발신 중인가 묻자 구체적 답을 피했으나 “대화 지속” “대통령 당선인의 확고한 전쟁종식 의지”를 역설했다. 트럼프가 타임지 인터뷰 때 바이든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백지수표’에 비한 것을 들어 “그런 게 (종전) 전략일 수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시리아 내 미군 유지 여부엔 즉답 대신 원칙이 거듭 확인됐다. “ISIS(이슬람국가) 억제가 우리의 최대 관심사” “그들이 이라크·요르단·터키·유럽을 위협하며 대미 테러를 부추길 이슬람신정국가를 만들게 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한편 미 동부 뉴저지주· 뉴욕시 일대에 최근 잇따른 정체불명 비행물 출몰 문제엔 철저한 조사와 배후 규명이 강조됐다. 월츠는 “바이든정부가 그렇게 (철저 조사)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으나 촉구의 어감이 진하게 묻어났다. 그는 이어 뉴저지에 피캐티니 병기창과 트럼프의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이 있음을 환기시키며 “드론은 매우 빠르게 진화 중이다. 해외에서 들어올 수도 있으니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가 미국의 아이언돔(방공망)을 얘기한 것과 여기엔 드론까지 포함된다는 점을 짚었다.

미확인 비행체들이 주민 불안과 괴소문을 키운 상태다. 연방 상원의원으로 막 활동을 개시한 현지 지역구의 한국계 앤디 김(민주·뉴저지) 의원은 관계 당국의 소극적 설명을 비판하고 나섰다. 13일엔 뉴욕시로부터 북쪽 100여km 떨어진 스튜어트 국제공항 인근의 드론 출현으로 공항 운영이 1시간가량 중단되는 소동을 빚었으며 트럼프가 그날 소셜미디어에 “대중에게 드론의 실체를 알릴 수 없다면 격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백악관·국토안보부(DHS)·연방항공청(FAA)·연방수사국(FBI)이 합동 성명을 통해 유인 항공기를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설사 드론이었다 해도 현재로선 제한구역을 침범하지 않는 한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이 15일 ABC방송에 출연해 “드론 목격 사례에 대응하고자 연방정부가 뉴저지주 경찰에 추가 자원·인력·기술을 배치했다”고 말했으나 논란은 여전하다. 대서양·태평양을 낀 안보 천혜의 땅 미국마저 위협 대상이 된 국제정세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더 신뢰를 준 게 트럼프 대선 승리의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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