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이 다가오면서 북한 로동신문은 한 해의 성과를 자랑하는 기사들로 넘쳐난다. 목표치보다 120% 초과 달성했다며 자랑하고 떠벌리지만 실상을 보면 거짓임이 금세 드러난다. 지난 일주일간 노동신문 기사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새집들이’라는 것이다.
“우리 인민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인민으로 떠받드는 어머니당의 손길 아래 새집들이가 진행되었다”는 내용의 기사다. 원문을 그대로 옮겨 보면 “농촌 고유의 특색을 살리면서 현대성과 문화성이 구현된 선경마을들은 인민을 위하여 멸사복무하는 우리 당의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에 받들려 인민의 꿈과 리상이 실현되는 우리식 농촌 문명의 축도이다”고 언급한다.
이러한 성과는 “가까운 앞날에 전국의 모든 농촌 마을들을 부유하고 문화적인 사회주의 리상촌으로 변모시킬 데 대한 웅대한 구상을 펼쳐 주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농촌 살림집 형성안도 보아 주시면서 건설을 정력적으로 이끌어 주신 덕”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무상주택을 자랑하며 농촌마다 새로운 집이 들어서고 있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실제 북·중 국경에서 바라본 북한 주민들의 집은 그야말로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 표현하는 것조차 민망할 정도로 초라했다. 집의 구조나 디자인적 요소는 차치하더라도 건설 자재만 봐도 얼마나 열악한 현실인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건 건물마다 창문에 유리창이 없다는 사실이다. 아파트 형식의 건물에서 창문 하나가 한 집이라고 볼 때, 어떤 집 창틀에는 노란색 옥수수와 태양열 집열판이 내걸렸다. 그런데 또 다른 집 창문에는 빈 창틀만이 남아 그곳이 집임을 말해 준다.
북·중 국경 1400㎞를 가는 내내 보이는 집 창문에서 대부분 유리창을 찾기가 어려웠다. 유리창이 아닌 비닐로 겨우 바람을 막아 내며 나뭇가지를 덧대 창틀을 만들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우리는 창문의 유리창을 보며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했다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그건 너무도 당연한 거라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 건물에 내걸린 비닐로 만든 창문은 그 유리 하나가 결코 당연한 누림이 아님을 말해 준다.
유리 창문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사회주의 리상촌’이라고 떠벌리는 저들의 선전이 가증스럽기까지 하다. 대체 언제가 되어야 저곳에도 따스한 볕이 들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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