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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빛 좋은 개살구’ 자치경찰제
문재인 정권은 국정원 무력화 및 장악, 경찰‧검찰‧법원 등 치안‧사법기관 장악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경찰을 장악하고자 했는데, 그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 자치경찰제이다.
자치경찰제란 경찰을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구분해 업무를 이원화하는 것으로, 문 정권 출범 후 2021년 7월1일부로 시행되었다. 자치경찰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주민 가까이에서 봉사할 수 있게 한다 했지만 사실 이것은 경찰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문재인 좌파 정권의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독립된 권한 갖는 합의제 행정기관…
자치경찰의 업무를 관장하는 컨트롤타워는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이다. 시‧도 자치경찰위원회는 시장과 도지사 산하에 있지만 업무에 관한 한 시장과 도지사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약칭 경찰법) 제8조 제2항에는 “시‧도 자치경찰위원회는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 그 권한에 속하는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경찰청장으로부터도 독립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시‧도 자치경찰위원회가 자치경찰 업무를 최종 지휘‧감독하는 권한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자치경찰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와 자치경찰관은 지방경찰청-경찰서-파출소에 배치되어 있고, 이들은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그러므로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에 대한민국 경찰의 하부조직을 통제‧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좌파가 장악한 시‧도 경찰위원회
대한민국 경찰의 말초신경을 장악하고 있는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조직은 어떤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을까.
시‧도 자치경찰위원회는 상임위원 1명‧위원장 등 비상임위원 6명, 7명으로 구성된다. 누가 이들을 추천하는가. 시‧도의회가 2명, 시‧도지사가 1명, 시‧도 교육감이 1명, 위원추천위원회가 2명, 국가경찰위원회가 1명을 추천한다. 법안에는 이것이 다음과 같이 명시돼 있다.
제20조(시・도자치경찰위원회 위원의 임명 및 결격사유)
①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은 다음 각 호의 사람을 시‧도지사가 임명한다.
1. 시‧도의회가 추천하는 2명
2. 국가경찰위원회가 추천하는 1명
3. 해당 시‧도 교육감이 추천하는 1명
4.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하는 2명
5. 시‧도지사가 지명하는 1명
추천자만 보더라도 좌파 성향의 인사들이 추천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윤석열정부 들어 2022년 6월 지방선거가 있기 이전에는 전국의 시‧도지사, 시‧도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고, 전국 시‧도의 교육감도 좌파 성향 인물이 압도적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2021년 7월 자치경찰제가 실시되었으니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의 구성이 압도적으로 좌파 성향을 띨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정권이 바뀐 현재 윤석열정부하에서도 좌파 성향의 주민대표들이 자치경찰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좌파가 파고들 틈새 만들어 놓은 경찰법 제19조
더욱이 경찰법 제19조(시‧도 자치경찰위원회의 구성)에는 시‧도 자치경찰위원 7명을 선정할 때 ‘위원 중 1명은 인권 문제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임명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규정도 있고, 실제로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에 대체로 2명 이상의 인권전문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위원들의 구성 성향이 어떠한지 알 만하다.
또한, 경찰법 제20조 제2항에는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이 규정돼 있는데, 여기에도 좌파 성향 인사와 좌파 마을활동가들이 들어갈 수 있는 틈새들이 곳곳에 만들어져 있다.
제20조(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의 임명 및 결격사유)
②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1. 판사‧검사‧변호사 또는 경찰의 직에 5년 이상 있었던 사람
2.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국가기관 등에서 법률에 관한 사무에 5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는 사람
3. 대학이나 공인된 연구기관에서 법률학‧행정학 또는 경찰학 분야의 조교수 이상의 직이나 이에 상당하는 직에 5년 이상 있었던 사람
4. 그 밖에 관할 지역주민 중에서 지방자치행정 또는 경찰행정 등의 분야에 경험이 풍부하고 학식과 덕망을 갖춘 사람
이 조항엔 민변 출신 변호사나 좌파 성향 교수는 물론이고 좌파 마을활동가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지역 주민 중에서 주민자치 행정에 경험이 풍부한 사람’ 등의 문구가 삽입돼 있다.
여론 악화 감수하며 추진한 검수완박법
더불어민주당은 2022년 3.9 대선에서 패배하자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 여론이 나빠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막무가내로 검수완박법을 강행했다. ‘검수완박’은 검찰 수사권을 완전 박탈해서 경찰에 넘기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내용이다. 자유민주주의 검찰 기능을 폐지하고 그 기능을 경찰에 넘겨 무소불위의 경찰국가를 만들려는 의도에 다름 아니다.
이는 이재명의 책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에도 있듯이, 검찰을 마지막 남은 적폐 세력이라고 보기 때문이고 경찰에 수사권을 넘기려는 것은 자치경찰제로 인해 경찰 조직이 이미 자신들의 수중에 들어와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재명의 책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도입 등 주장
이재명의 책 49∼58쪽에는 ‘제3장 검찰개혁 : 적폐의 심장, 검찰을 정조준하다’라는 항목이 있다. 여기서 그는 검찰을 수구 기득권 세력의 상징‧권력의 호위무사‧하이에나‧친밀 매국 세력 등으로 매도했다. 그는 이러한 검찰제도 개혁을 위해 검찰과 경찰 간에 수사권을 분리해 조정하는 방안(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 검찰권에 대한 국민의 직접적 통제 방안으로 지방검찰청 검사장 직선제, 선출된 검사장의 전횡을 막기 위해 임기 중 주민 투표로 검사장을 파면할 수 있는 주민소환제 도입을 제기하고 있다.
주민자치회의 좌파 마을활동가 눈치 보는 공무원들
읍‧면‧동 마을파출소의 경찰관이나 동사무소 직원들도 동사무소와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면서 읍‧면‧동의 유지 노릇을 하는 주민자치회 소속 주민자치회장‧사무장 등 좌파 마을활동가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또한 좌파 마을활동가들과의 유대관계 형성으로 모든 게 좌파 마을활동가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분위기로 급변하고 있다.
이렇듯 자치경찰 문제는 앞으로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공산이 크다. 경찰들도 이 문제를 조직 이기주의 관점에서 볼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가정체성 위기 차원에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경찰은 8‧15해방 정국과 6‧25전쟁 전후 좌익 세력, 즉 공산 세력과의 치열한 전투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고, 그 과정에서 좌익들로부터 많은 희생을 당했던 대한민국 체제 수호 세력이다. 이러한 경찰이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좌파 세력에 의해 간섭을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문재인 좌파 정권은 대한민국을 해체하기 위해 권력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폐지‧무력화하고 권력기관 간 갈등을 부추겨 국가 질서를 허물려고 했다. 그 일환으로 자치경찰제를 실시한 것인데, 여기 숨겨진 문 정권의 진짜 의도를 알고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정부도 이의 실체를 깨닫고 행정안전부 내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한편 경찰제도발전위원회를 조직해 이러한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려 하고 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야당의 훼방 때문에 본질을 파악하고 제대로 된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염려되는 면이 없지 않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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