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육부 '위헌 소송' 끝에 바이든 학자금대출 탕감계획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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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자리 늘리는 게 최선… 퍼주기식 복지 금물"
현 정부 임기막판 우크라 지원… 1조7000억 원 상당 무기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22 17:45:24

▲ 작년 6월 워싱턴 D.C. 시내 미 대법원 앞에서 학자금대출 상환 계획 지지자들이 시위하고 있다. 위헌소송 끝에 조 바이든 정부의 개인부채탕감책은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일찍부터 대출상환 역시 불공평한 퍼주기식 복지가 될 것을 우려하며 일자리 늘리기에 더 치중할 것을 주장해 왔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퇴임을 한 달 앞두고 대규모 학자금대출 탕감 방안 2건이 공식 폐기됐다. 위헌 소송까지 겪었던 정책이다. 현지 주요 매체들이 20일(현지시간) 교육부가 공고를 내 각각 4월과 10월에 냈던 입법예고안 2건의 철회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일자리를 늘려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빚 탕감 역시 퍼주기식 복지가 될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철회될 2건 중 1건은 일찍부터 추진이 어려워진 상황이었다. 공화당 소속 주 법무장관들은 선제적으로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트럼프1기 때 임명된 매슈 셸프 미주리동부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이를 인용한 것이다. 당시 셸프 판사는 교육부가 이 방안을 추진하려면 바이든 대통령의 잔여 임기 동안 해당 방안을 어떻게 실행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교육부가 추진하던 학자금 대출 탕감안은 바이든의 ‘플랜 B’로 불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 대응 차원의 긴급명령 권한을 이용해 학자금 대출자 약 4000만 명에게 각각 대출금 1만∼2만 달러(1450만∼2900만 원) 탕감 방안을 추진하다가 2023년 연방대법원에서 6:3으로 제동이 걸린 후에 새로 탕감 추진 방안을 마련한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대법원 결정 이후 장관이 학자금 대출 탕감 내지 상환액 조정을 할 수 있게 한 기존 고등교육 관련 법 조항들에 기반해 새로운 학자금 탕감 규정을 마련하는 작업을 해 왔으며, 초안을 4월과 10월 공개 및 입법예고했다. 바이든정부 4년간 생활고를 겪는 미국인 약 490만 명에게 대출 탕감 등 1800억 달러(260조 원) 규모의 지원을 실행했다. 여기엔 공무원 5만5000명 대상 40억 달러(5조8000억 원) 규모의 조치도 들어간다.

바이든정부가 작년 8월 총 4300억 달러 규모의 연방 학자금 대출을 탕감한다는 계획 아래 개인 소득 연간 12만5000 달러, 부부 합산 25만 달러 미만 소득일 경우 1만 달러의 학자금 대출을 탕감해 주겠다고 밝혔다. 또 저소득층 대학 진학을 돕기 위한 연방정부 장학금인 ‘펠그랜트’ 수혜자에겐 최대 2만 달러까지 탕감을 허용했다. 이에 네브래스카·미주리·아칸소 등 공화당이 장악한 6개 주가 바이든정부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이 계획이 의회를 통과한 게 아니라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추진된 점, 주(州) 세수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대출을 제공하는 주 정부 기관의 수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이들 주 정부의 명분이었다. 1심 법원이 주 정부에 소송제기 자격을 인정하지 않아 기각했지만 항소법원은 주 정부 손을 들어줘 대법원까지 올라가 끝내 승소했다. 또 보수 성향의 민간 단체 ‘일자리창출네트워크재단(JCNF)’이 의회 입법권 침해 정책이라며 대출자 2명을 대신해 소송을 내기도 했다.

작년 6월 연방대법원에서 주정부들 손을 들어 준 것은 바이든정부의 학자금대출 탕감 계획이 연방정부 권한을 넘어선 정책이라는 해석에 근거한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다수 의견문에서 교육부 장관은 국가 비상시 기존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을 면제 내지 수정할 수 있으나, 해당 정책이 “국내 거의 모든 학자금 대출자에게까지 탕감을 확대했다”면서 행정부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프로그램 시행엔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짚었다.

비슷한 시기에 학자금대출 탕감 정책 폐기 결의안이 공화당 우위의 하원은 물론 민주당 다수인 상원도 통과됐다. 조 맨친 상원의원 등 중도파 민주당 2명과 무소속 1명까지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며칠 후 거부권을 행사하며 “대법원 판결이 잘못됐다. 탕감액의 약 90%가 연 소득 7만5000 달러 이하의 대출자들에게 돌아갈 예정이었다”면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물러서지 않을 자세였으나 잔여 임기 한 달 미만의 현재로선 옛일이 돼 버렸다.

다만 임기 막판에도 끝까지 챙기려는 분야가 우크라이나다. 12억 달러(1조7천억 원) 규모의 무기 추가지원 계획을 며칠 내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적의 미사일·드론 등을 요격하기 위한 방공망 시스템과 포탄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우크라이나 안보지원 이니셔티브(USAI)에 따른 바이든정부의 마지막 지원이다. 2022년 2월 이래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1750억 달러(253조1천억 원) 지원을 약속했으며 이미 상당 부분 실행됐다. 이 중 614억 달러(88조8천억 원)가 안보지원이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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