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주항공 참사 악성 게시글 수사… “처벌 강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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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사본부 전담팀 구성해 70건 내사 중
참사마다 반복되는 조롱글… 피해자에 2차 가해
전문가들 “실질적 처벌 강화·양형 기준 상향 필요”

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4 09:08:00

▲ 2024년 12월3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롱하는 악성 게시글 수사에 나섰지만 참사 때마다 반복되는 조롱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처벌 강화와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가수사본부는 수사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전담 수사팀을 꾸려 악성 게시글과 관련된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은 현재 모욕성 게시글 및 유튜브 영상 70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들어갔다. 전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 가운데 6건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해 3건은 영장이 집행됐고 나머지 3건은 법원의 영장 발부를 기다리고 있다.

제주항공 참사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이태원 참사 등 대규모 사고에서도 희생자와 유가족을 향한 조롱성 게시글이 이어졌다. 추모 현장에 모욕적인 쪽지를 남기거나 유가족을 비난하는 글이 게시되는 등 2차 가해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사건은 2021년 2만8988건·2022년 2만9258건·2023년 2만4252건으로 최근 5년 간 계속 2만건을 웃돌았다. 검거 역시 2021년 1만7243건·2022년 1만8242건·2023년 2만390건으로 증가 추세다. 다만 검거 이후 징역형까지 이르는 경우는 많지 않고 대다수가 벌금형에 그쳤다.

악성 게시글 작성자에 적용되는 법적 혐의는 모욕죄·사자명예훼손·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이다.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 벌금·사자명예훼손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법정형 자체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데다 실제 선고되는 처벌 수위는 더 낮은 편이다.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는 합성 이미지를 인터넷에 올린 한 작성자는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벌금 100만 원의 처벌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사회 인식 개선과 별개로 양형기준 강화 등 실질적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악성 게시글은 ‘영혼의 살인’에 다름없기 때문에 게시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필요하다”며 “악성 게시글 작성이 살인에 못지않은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호 기자 cyh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제주항공 참사 # 사이버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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