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의 경제포커스] 尹정부의 ‘원전 복원’ 후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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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3-03 17:50:56

산업통상자원부가 2월21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확정했다. 전기본은 향후 15년 간의 전력 수요를 반영해 전력수급 계획을 수립하는 정부 계획안으로, 제11차 전기본은 2024~2038년 발전 설비 계획을 담고 있다. 앞서 전기본 실무안은 지난해 5월 발표됐으나, 실무안에 포함된 신규 원전 건설 계획 등을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국회 보고 절차가 지연되며 해를 넘어서까지 좀처럼 확정되지 못했다. 이에 산업부가 신규 원전 계획을 기존 4기에서 3기로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내용의 조정안을 제시하고, 지난 17일 에너지 3법(전력망확충특별법·고준위방폐장법·해상풍력법)에 대한 여야 합의가 원활히 이뤄지며 보고가 진행됐다.

10차 대비, 2030년 발전 비중을 보면 △원전 : (10차) 201.7TWh, 32.4% → (11차) 204.2TWh, 31.8%, △재생 : (10차) 115.8TWh, 18.6% → (11차) 120.9TWh, 18.8%로 원전 발전량 비중은 소폭 줄어들고 재생에너지 비중은 소폭 확대되는 방향으로 결정되었다. 윤 정부의 에너지 정책의 근간이 문정부에서 강력히 추진해 오던 탈원전정책을 되돌려 에너지 공급과 가격을 안정시키고 원전을 해외에 수출하는 등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었다. 문재인정부는 심지어 원전의 경제성을 조작하면서까지 원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이러한 윤 정부 에너지 정책의 근간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원별 발전단가를 보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발전단가(달러/MWh)는 원전은 56.30, 태양광 96.56, 육상풍력 113.33, 해상풍력 160.98 이다. 해상풍력은 발전단가만 보면 원전의 2.86배에 달한다. 발전효율까지 고려하면 4배가 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전력은 한국전력이 구입해서 공급한다.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커지면서 한국전력의 구입단가는 크게 증가한 반면 판매단가는 국제경쟁력 등을 고려해 그만큼 올리지 못해 한전의 부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7년 50.7조 원이었던 한전의 부채는 2023년 말 202.5조 원으로 천문학적으로 급증했다. 이로 인해 전력망도 제대로 설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 정부 동안 천문학적으로 증가해 한국의 에너지 공급을 위협하고 있는 막대한 한전의 부채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제11차 전기본에서는 원전의 비중을 줄이고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그 뿐만 아니다. 국회 산자위는 19일 ‘해상풍력특별법’을 통과시켰다. 기존의 사업자 주도 방식이었던 풍력발전 사업을 정부가 직접 입지를 발굴하고 인허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풍력 사업 인허가 절차가 간소화될 전망이다.

지금도 행상풍력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1년 2월5일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설 전남 신안을 찾아 “지역주민들에겐 평생 지급받는 ‘해상풍력 연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안군 임자도 30km 해상에 조성되는 해상풍력단지는 민간 발전사와 해상풍력 제조업체,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사업으로 지역 주민에게 일정 수익을 공유한다. 주민 1인당 연간 수익금이 약 400만 원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신안군의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는 신안군 일대에 48.5조를 들여 8.2GW의 해상풍력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대기업 9개사 포함 450개 기업이 참여하고 목포 등 배후 산업단지에 핵심 부품·협력기업 유치, 주민 주도형 개발이익공유제가 핵심이다. 신안군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발전소 법인의 지분 30% 이상 또는 총사업비의 4% 이상을 지역주민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신규원전 6기와 비교하는 것은 과장되었고 풍력발전 이용률은 30% 내외, 수명이 다한 발전기의 폐기물 처리 등 환경문제, 간헐성 때문에 필요한 비싼 저장용배터리 필요 등 여러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해저송전선 육지송전선도 건설되어야 한다. 게다가 신안군 조례는 주민지분 30%는 채권의 형태로 되어 있다. 채권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사업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건설이 완료되어 발전도 되기 전에 이미 이자가 지급되고 있다. 설상가상 보상을 요구하는 어민단체의 반발, 송전선로 건설에 반대하는 영광군 시민단체의 반발 등이 거세다.

이런 가운데 전북 앞바다에 신안보다 더 큰 행상풍력단지 건설계획도 나오고 있다. 이번 11차 전기본 국회보고와 관련 입법절차가 윤 대통령의 구속 중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에너지는 백년대계다. 심사숙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