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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VIP 격노’ 이후 채수근 해병 상병 사건 수사에 외압이 가해졌다는 정황이 짙어지면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번 주부터 수사 외압 및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한 정밀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핵심 대상은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사건 중심 인물들의 비화폰 통신 내역이다.
30일 특검에 따르면,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채 상병 초동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크게 화를 냈다는 진술을 했다. 이로써 'VIP 격노설'을 인정한 회의 참석자는 7명 중 4명으로 늘었다. 정민영 특검보는 “조 전 원장이 당시 상황에 대해 아는 바를 진술했고,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부분은 추가 확인할 예정”이라며, 조 전 원장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에 맞춰 특검은 최근 대통령실, 국방부, 군 관계자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국군지휘통신사령부와 대통령경호처로부터 관련 기록을 확보 중이다. 김건희 여사 역시 당시 본인 명의로 비화폰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관련 자료가 이번 주 내로 제출될 예정이다.
이번에 확보된 비화폰 통신기록은 ‘VIP 격노’가 발생한 2023년 7월31일 전후 5일가량의 기간을 포함하고 있으며, 특검은 이 시기 윤 전 대통령 및 핵심 인물들 사이에 오간 비공식 연락과 지시 내역, 수사 방해 정황 등을 정밀 분석할 방침이다. 정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의 일반 휴대전화 통화 내역에도 관련 시기의 연락 흔적이 있어, 중간중간 비화폰을 통한 연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이후 임성근 전 사단장이 과실치사 혐의 대상에서 제외된 경위와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도 핵심 수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31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소환 조사한다. 이 전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직후 기록 회수와 경찰 이첩 보류 결정에 연루된 핵심 인물로, 통화 내역과 지시 전달 경로에 대한 집중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1시 30분에는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2차 참고인 조사가 예정돼 있다. 정 특검보는 “1차 조사는 입장 청취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새로 확보한 관계자 진술을 박 대령에게 직접 확인하고 조율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구명로비 의혹… 조태용-김장환 연결도 주목
특검은 조태용 전 원장이 당시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 로비의 통로로 의심받는 김장환 목사와도 통화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조 전 원장은 기존에는 ‘격노설’을 부인해 왔지만, 다른 참석자들이 진술을 바꾸자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특검 사무실에는 임성근 전 사단장이 방문해 의견서를 제출하려 했으나, 사전 협의되지 않은 방문이어서 진입이 저지됐다. 이 과정에서 해병대 예비역들과의 충돌도 벌어졌다.
한편, 특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비화폰 통신 자료를 모두 넘겨받은 뒤, 구명 로비 및 수사 외압 정황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수사망을 좁혀나갈 예정이다. 대통령실의 조직적 개입 여부와 윤 전 대통령의 직접 지시, 김건희 여사의 연루 가능성까지 포함해 이번 주가 채상병 사건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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