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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느냐가 제약업계의 초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사용되는 처방약 핵심성분(API)이 유럽연합(EU)과 인도에서 생산된 원료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약전위원회(USP)는 ‘의약품 공급 지도’를 기반으로 미국 처방약용 원료의약품(API) 생산과 수입 구조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관세는 제품 ‘원산지’를 기준으로 적용됐고 ‘원산지 국가’는 제품이 만들어졌거나 크게 변형된 국가다. 의약품 공급망 대부분은 여러 국가에 걸쳐 있으며 원료 생산 및 마감은 여러 국가에서 이뤄진다.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미국은 현재 API가 만들어진 국가를 ‘원산지 국가’로 간주했다.
USP는 그간 FDA에 등록된 제조업체 수를 기준으로 공급망을 분석해왔으나 이번 분석은 국가별로 미국에 수입된 API 수입량을 분석했다.
USP는 이번 분석에서 염화나트륨 주사제, 포도당 수액 등 단순 성분 대용량 제품(IV fluids)은 제외했다. 이러한 제품들은 API 구조가 단순하고 부피가 커서 데이터 왜곡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처방약에 사용되는 API는 인도와 EU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전체 처방량의 약 90%를 차지하는 제네릭 의약품의 경우 API의 35%가 인도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브랜드 의약품 API의 43%는 EU 국가들에서 생산되고 있다. 미국 내 생산은 전체의 12%에 그쳤다.
중국은 전체 API 볼륨 기준으로 8%를 차지했으나 문제는 API 생산의 초기 단계인 핵심출발물질(KSM)에서 중국 의존도가 훨씬 더 심각하다는 데 있다. API 생산 자체는 인도, 유럽에서 이뤄지더라도 그 원료가 되는 핵심 물질 상당수가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마르타 워신스카(Marta Wosinska)는 “API 자체보다는 시약, 용매, 촉매 등 전 단계 구성물질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조달되고 있다”며 “이러한 구조는 미국의 전략적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첫 임기에서 착수한 ‘섹션 232 조사’가 현재 다시 논의되는 가운데 이번 보고서가 발표돼 정책적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현재 의약품 및 API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으며 해당 조사 결과는 향후 의약품 관세 부과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 경우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의약품 품목 관세 부과 여부 발표를 앞둔 시점에 나온 이번 USP 분석 결과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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