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사들] 전원주 ‘호탕한 웃음’ 광고계도 섭렵… 연예계 짠순이 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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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 전원주 배우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9 18:00:15

1939년 경기도 개성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등 산전수전을 겪은 전원주는 숙명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국어 교사로 3년간 일하던 중 고운 목소리를 강점으로 삼아 성우 공채 시험에 합격해 1960년 CBS 5기로 성우 생활을 시작했다.

1972년 동양방송(TBC) 탤런트로 특채돼 배우로 전직했다. 연기 인생 50년이 훌쩍 넘었지만 데뷔 초기는 순탄치 않아 호감 가지 않는 외모로 가정부를 포함한 단역 위주로 맡았다.

그는 한 방송에 출연해 “작고 못생겨서 일을 안 시켰다. 연기뿐만 아니라 사람으로 대접을 못 받았다”며 “연기자 대기실에서 밥 먹으러 가자는 사람 한 명 없었다. 혼자 도시락을 싸와 혼자 먹었다. 존댓말도 못 들어봤다. 나한텐 반말이었다”고 설움을 털어놨다.

30년간 무명 생활이 서러워 배우를 그만둘 만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운명의 농촌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를 만났다. 이 작품에서 사랑스러운 푼수 하성댁 역으로 역할과 맞는 찰떡궁합의 연기를 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화통한 웃음소리는 곧 전원주의 트레이드마크가 됐고 개그 프로와 광고까지 섭렵하며 기적처럼 국민 배우로 등극했다.

어린 시절부터 잘 웃었을 것 같지만 사실은 잘 웃지 않는 성격으로 우울했다. 잘 운다는 의미로 ‘전울보’, 대화할 사람이 없어 혼자 중얼거린다는 의미로 ‘전중얼’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침울한 모습으로 있으니 좋은 일이 생길 리가 만무했다. 그러다 어느 날 시장에 갔다가 한 아줌마가 호탕하게 웃는 소리를 들었다. 전원주는 웃음소리를 내 것으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따라 웃고 집에 가서 연습하면서 방법을 터득했다.

덕분에 하성댁 역을 맡아 인기 배우로 발돋움하는 기쁨을 누린 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가 막 시작될 무렵 또 한 번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1998년 ‘짱가’ 주제가가 나오는 이색적인 국제전화 002 데이콤 CF에 출연해 대박을 터뜨리면서 스타덤에 올랐고 그해 광고상을 수상했다.

이 외에도 SBS ‘퀸’ ‘토마토’ ‘대박가족’, KBS ‘학교3’, MBC ‘타임머신’ 등 주요 방송사 작품에서 풍부한 연기력을 선보였으며 ‘별들의 고향’을 비롯해 ‘너는 내 운명’ ‘흑수선’ ‘저 하늘에도 슬픔이’ ‘황산벌’ ‘어린 신부’ 등 스크린에서도 열연했다. 열정은 지금까지 이어져 여러 방송과 무대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다.

또 고부 관계를 다룬 한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전원주의 토크는 우리나라 시어머니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수많은 화제를 낳았다. 화끈하고 솔직한 입담으로 화제를 일으켰지만 때로는 며느리를 대하는 보수적인 모습과 억척스러움 때문에 오해받기도 했다.

하지만 전원주는 외적 모습과는 다르게 2016년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지방에서 불우이웃 돕기 자선 콘서트를 열어 모든 수익금을 장애인과 독거노인, 소년 소녀 가장에게 기부하는 등 선행을 보이는 마음 따뜻한 배우다.

연예계의 대표 짠순이로도 유명하다. 2011년 한 방송에서 성우 시절 1만 원 월급부터 시작해 모은 자산이 30억 원이라고 밝혀 놀라게 했다. 당시 한겨울 추위에도 보일러를 틀지 않고 실내에서 두꺼운 외투를 입어 견딘다고 말해 짠순이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또 27일 방송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부동산 부자의 비결을 묻자 전원주는 “여운계가 살아있을 때 우리는 놀러 다니지 않았다. 부동산 급매 나오면 연락받아 이대 앞 건물을 샀다. 그게 지금 10배다”라고 비결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절약과 저축을 강조하며 “명품을 좋아하지 말고 사람이 명품이 되자”라며 “티끌 모아 태산이다. 다른 데 가지 말고 은행부터 가라”고 조언했다.

악착같은 성격으로 돈을 모은 전원주는 서울 종로구 구기동 소재 동성빌라 한 호실을 1998년 매입했다. 해당 호실은 전용면적 146.61㎡(약 44.34평) 규모로 같은 면적의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해 12월 매매된 12억5000만 원이다.

동성빌라 주변은 숲세권 인프라를 자랑한다. 북한산으로 둘러싸였고 남측에는 북악산·인왕산·안산과 인접해 조망권과 주거 쾌적성이 우수하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내부순환로로 서울 및 타 지역 이동이 쉬우며 광화문·종로·서울시청 등 핵심업무지구 접근이 쉽다.

단지 주변에 하비에르 국제학교를 비롯해 세검정초·상명여중·상명여고·서울예고 등이 위치해 국제 학세권과 명문 학세권 등 우수한 교육 환경을 갖췄다. 주변에는 화정박물관·삼성출판박물관·가나아트센터 등 다채로운 문화 시설도 다양하다.

이동원 기자 d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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