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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을 꿈꾸는 잠룡(潛龍)들이 ‘별의 순간’을 맞아 승천하기 위해 대선 레이스를 뜨겁게 펼치고 있다.
이번 대선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여야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원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집권 여당에서 하루아침에 원내 제2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 등 범진보와 범보수계 정당은 정권 탈환 대 정권 재창출로 나뉘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전 대표가 대선 후보로 확정됐고, 국민의힘에선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결선에 진출하고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탈락했다.
이런 현실에서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 선언 임박설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이른바 ‘대망론’이다. 이번 대선의 변수로 주목되는 한덕수 대행에 대해 국민의힘에선 “이재명을 이길 후보”라는 공감대가 크게 형성돼 있다.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국민 후보로 나서게 한 뒤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컨벤션 효과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와일드 카드로서 한 대행을 최종 후보로 세우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덕수 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국민추대위원회도 이미 결성됐다. 추대위는 현역 의원 50~60명과도 접촉했다고 밝히며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추대위는 “한 대행은 보수의 가치와 미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지도자로서 오랜 기간 다양한 소임을 맡으면서 개인적인 착복이나 금전적인 이익을 일절 취하지 않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투입해 국익 우선 정책을 꾸준히 펼쳐 왔다”고 밝혔다.
타의 추종을 불허할 공직 경험·안정감·통상 전문성·출신 지역(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등은 장점이다. 통상교섭본부장·경제부총리·주미대사·무역협회장·총리 2회 등을 역임한 경력에서 보듯 한 대행 정도의 경제와 외교 역량을 확고한 무기로 삼을 수 있는 후보는 찾기 힘들다. 더구나 경제 위기가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고,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따른 수출과 세계적인 금융 위기까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경제 그리고 외교·통상에 대한 중요도가 크다.
하지만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탄핵 정국에서 국정을 챙기고 대선을 공정 관리해야 할 ‘심판’이 직접 ‘선수’로 나서는 건 전례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윤석열정부에서 윤 전 대통령과 3년 가까이 한배를 탔던 2인자라는 점은 장점이자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출마에 대한 당위성의 명분이 분명해야 한다. 그래야 전통적 지지층에다 중도층까지 안을 수 있다. 선거 자금 마련 및 조직 구성도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처럼 ‘입법 독주’와 ‘무조건 탄핵’에 매몰된 민주당 등 범진보가 일방적으로 정국을 주도하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이재명 후보가 22대 총선 당시 제기했던 기본소득이나 민생회복 지원금으로 전 국민 25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것 같은 포퓰리즘은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뿌리째 흔드는 해악의 요소이다. 포퓰리즘은 재정건전성을 해치며 국가 경제를 망치는 일임을 몰각한 무책임한 정치 행태다.
한국 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선 ‘따뜻한 보수’가 살아나야 한다. 보수의 품격을 앞장서 구현해야 할 국민의힘과 대선 예비후보들이 비전을 제시해야 현실을 딛고 미래를 열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보수 진영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시대정신에 투철한 인물과 정책으로 국민에게 다가서야 한다. 무엇보다 남미식 포퓰리즘에 경도된 후보를 경계해야 한다.
대화와 양보라는 정치의 본령을 살려 자유·평화·정의·복지가 충만한 통일 한반도에 선진민주주의 대한민국이 구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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