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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버스(평행 우주) 세계관을 다룬 영화 '리덕스 리덕스'가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에 초청돼 상영됐다.
감독 케빈과 매튜 맥매너스는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이들의 누나 미카엘라 맥매너스가 주연으로 참여했다. 세 남매가 함께한 이번 작품은 ‘퓨너럴 킹스(2012)’ ‘블록 아일랜드 사운드(2021)’에 이은 세 번째 장편 합작이며, 미카엘라의 첫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영화는 연쇄살인범 ‘네빌’(제레미 홈)에게 딸을 잃은 ‘아이린 켈리’(미카엘라 맥매너스)가 평행 우주를 넘나들며 복수를 이어가는 이야기다. 그러나 어느 우주에서도 딸을 되찾지 못한 그는 살인범을 반복해 죽이며 점차 인간성을 잃어간다. 그러던 중 딸을 떠올리게 하는 소녀 ‘미아’(스텔라 마커스)를 만나면서 여정은 전환점을 맞는다.
제목 ‘리덕스’에 대해 매튜 감독은 “되살아남을 의미하며, 주인공이 미아를 통해 인간성을 회복하는 서사와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10년 이상의 기획 끝에 완성됐다. 매튜 감독은 “처음에는 60대 할머니가 다른 우주에서 손녀를 만나는 설정이었지만, 미카엘라가 주연으로 결정되면서 현재 나이에 맞게 각색했고 지금의 이야기로 발전했다”고 밝혔다.
장르는 스릴러에서 SF로 확장됐다. 복수라는 감정적 동기를 멀티버스 세계관 안에 풀어낸 이 영화는 단순한 카타르시스가 아닌, 집착을 내려놓은 이후에야 비로소 가능해지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매튜 감독은 “아이린의 복수는 해소가 아닌 공허함을 남긴다”고 말했다.
영화는 전통적인 남성 중심 복수극의 틀에서 벗어나 여성 캐릭터를 중심에 두고 복수가 남긴 공허함과 인간성의 상실, 그리고 그 이후의 회복을 조명한다.
매튜 감독은 “복수극 대부분이 폭력에 집중하지만, 이 영화는 보복이 감정적 충족을 주지 못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며 “복수를 내려놓고 희망을 회복하는 과정에 방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케빈 감독은 “멀티버스는 낯설고 복잡해 보이지만 우주 간 본질적 차이는 크지 않다”며 “다른 우주에 가더라도 내가 바뀌기에 결국 중요한 것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자세”라고 덧붙였다.
멀티버스 구현에 현실적 제약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매튜 감독은 “애초에 저예산 SF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며 “터미네이터처럼 SF적 배경 속에 현실적인 범죄 서사를 접목해 제한된 예산 내에서 총격·추격·화염 등 다양한 스턴트로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미카엘라 맥매너스는 가족과 함께한 작업에 대해 “동생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감탄했고 연기 타이밍을 놓칠 뻔한 순간도 있었다”며 “그만큼 이번 작업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케빈 감독은 “가족이 함께 작업하면 디테일까지 요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프리다이빙 장면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스턴트를 미카엘라가 직접 소화했다. 특히 물속 장면은 실제로 돌연변이 개구리가 서식하는 지역에서 촬영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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