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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의통화(M2) 증가로 시중 유동성이 확대됐다는 우려에 대해 한국은행이 “과도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과 원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1460~70원대를 기록하며, 일각에서 시중 유동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하며 M2 증가율 상승을 근거로 드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유동성 상황에 대한 이해’ 자료에서 최근 M2 증가는 수익증권 유입 등에 따른 영향이 크며, 이를 곧바로 유동성 증가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16일 설명했다.
M2 증가율은 지난 9월 전년동기대비 8.5%로 높아졌으며, 금융기관유동성(Lf)과 광의유동성(L) 증가율도 각각 8.0%와 7.2%를 기록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주식 투자 환경 변화 등으로 기존에 M2로 분류되지 않던 자금이 상장지수펀드(ETF) 등 수익증권으로 유입되면서 M2 증가를 확대시킨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시중 자금 흐름을 보면 M2 범위 밖에 있던 자금이 수익증권으로 이동하며 M2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1~9월 유동성(L) 증가를 구성별로 보면 M2가 아닌 금융기관유동성(Lf) 상품과 Lf가 아닌 L 상품의 비중은 축소된 반면, M2 비중은 확대됐다. 이러한 흐름은 M2 증가율이 가팔라졌던 3분기 중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이후 주가 상승 국면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비통화성 자산인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고, 이 가운데 일부 자금이 ETF 등 수익증권으로 유입되며 M2 증가세를 가속화한 것으로 추정했다. 수익증권은 9월 M2 증가분의 32.1%를 차지했다.
한국은행은 미국 등 주요국의 경우 수익증권을 M2에 포함하지 않는 점을 언급하며, M2 증가율 만으로 국내 유동성 상황을 평가할 때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행 유동성 증가 속도에 대해서도 “최근 유동성 증가 속도는 과거 금리 인하기 평균 수준으로, 실물경제와 자산시장 성장세에 상응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M2 증가율이 미국보다 두 배 높다는 점만으로 국내 유동성 확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도 밝혔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완화적 정책으로 통화량이 급증한 뒤, 2022년부터 급격한 금리 인상과 양적긴축(QT)이 시행되면서 M2가 이례적으로 감소한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다 장기적으로, 코로나19 이전 시점부터 누적 증가율을 비교하면 한국과 미국의 M2 증가율은 각각 49.8%와 43.7%로 큰 차이가 없으며, 미국의 M2는 우리나라보다 포괄 범위가 좁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유동성의 결과로 지목되는 환율과 부동산 가격에 대해서도 유동성 증가가 이론적으로 자산가격과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으나, 단일 요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해석했다. 통화량과 주택가격은 장기적으로 뚜렷한 선후관계보다는 대체로 동행하는 흐름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환율의 경우에도 유동성 상황보다는 거주자의 해외증권 투자 확대, 수출기업의 외화 보유 성향 등 외환 수급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판단했다.
한국은행은 “유동성 증가가 자산가격 상승이나 원화 약세를 유발한다고 단정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며 “현재와 같은 통화정책 체계에서 통화량에만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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