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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대 초반으로 전망하며 내년 물가의 핵심 변수로 환율을 꼽았다. 근원물가가 안정되고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높아진 환율 탓에 소비자물가 전망엔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17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물가 설명회’에서 근원물가가 안정되고 국제유가 약세가 이어진다는 전제 아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올해와 같은 2.1%로 유지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현재와 같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환율 전가효과가 커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을 웃돌아 2%대 중반대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자재·중간재 상승이 제조원가를 밀어올리고,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안정되면 상방 압력이 완화될 수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질 경우 ‘고환율의 상수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한은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폭 확대에 대해 “기상악화 등 일시적 요인도 함께 작용했다”며 “단기 여건을 감안하면 현재 2.4% 수준의 상승률이 점차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올해 10~11월 물가가 2%대 중반으로 올라선 배경에는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과 석유류 상승이 겹친 영향이 컸지만 근원물가는 2% 안팎에서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봤다. 최근 물가가 다시 2%대 중반으로 올라선 흐름을 공급 측 충격과 단기 요인이 겹친 결과로 해석한 것이다.
아울러 연말·연초에는 기저효과가 물가를 다소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석유류는 지난해 말과 내년 초의 흐름이 비교 기준이 되면서 하방 압력이 나타날 수 있고 농축수산물 역시 일부 시점에서 기저효과로 상승률이 둔화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근원물가는 목표 수준 주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으로 평가됐다. 근원물가는 2%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시장 지표로 관측되는 장기 근원인플레이션도 큰 폭의 이탈 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근원물가가 안정될수록 기업의 가격 설정과 임금 협상, 가계의 소비 결정이 과도한 물가 불안을 증폭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책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앞으로 물가 흐름이 전망 경로대로 움직이는지 계속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환율, 기상 여건 등 외생 변수의 전개에 따라 물가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기조적 안정 흐름을 유지하되 상방 리스크가 커지는 국면에는 경계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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