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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희의 자기돌봄 요가] 즐거운 건강관리 ‘헬시플레저’
억지로 하는 운동은 이제 그만! 뇌를 유혹하자
강윤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2-21 06:31:20
다이어트나 건강관리를 하는 사람에게 운동은 필수이다. 그래서 매일 숙제하듯 꾹 참으며 운동을 한다. ‘몸짱’이라는 목표가 절박할수록 죽어라고 굶고, 죽기 살기로 헬스장을 누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심신이 지치고 나중엔 요요 현상만 남는다. 욕구를 억누른 만큼 터져 나올 때는 감당이 되지 않아서다. 살은 더 찌고 급기야 건강관리를 포기하기에 이른다. 
 
재미를 동반하지 않는 다이어트와 건강관리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뇌는 즐거움이라는 보상이 주어질 때 성공을 안겨 준다. 
 
한때 요가원에서 날씬한 몸매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 여성들을 많이 만났다. 대부분 끼니를 걸러 가며 요가와 헬스에 열심이었다. 그러다가 견디지 못하고 폭식의 싸이클에 들면 공든 탑이 금방 무너졌다. 그녀들이 실패한 이유는 자신의 뇌를 꼬드기면서 운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나 건강관리도 즐겁게 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 이성적으로 ‘다이어트를 해야지’라고 아무리 결심을 해도 억지로 하니 뇌의 감정 기관인 편도체가 괴롭다. 그 자체가 스트레스다. 불편한 편도체를 달래지 못하면 지속적인 행복감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감소한다. 충동성·식욕 조절에 관여하는 세로토닌이 부족해지면 폭식을 참기 어렵다. 욕구를 억누르며 억지로 하는 다이어트나 건강관리가 실패하는 이유다. 정신의학자이자 세로토닌 문화원장인 이시형 박사는 오래 전부터 ‘다이어트는 뇌로 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뇌가 즐거운 다이어트·건강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새로운 건강관리 트렌드인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에 그 비결이 담겨 있다. 헬시 플레저란 ‘건강’을 의미하는 ‘healthy (헬시)’와 ‘기쁨’을 뜻하는 ‘pleasure(플레저)’의 합성어로 ‘건강을 즐겁게 관리한다’는 의미다. 헬시플레저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건강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등장했다. 엄격한 식단 관리보다는 ‘건강한데 맛도 좋은 먹거리’ ‘운동을 게임처럼’과 같은 모토로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를 지향한다.
 
‘핀란드 증후군’이란 실험이 있다. 북유럽 국가인 핀란드의 노동위생연구소에서 15년간 추적 조사를 한 연구다. A그룹의 600명은 술과 담배를 끊고 소금과 설탕을 줄이도록 하면서 운동을 권했다. 4개월마다 필요한 약 처방도 내렸다. B그룹의 600명은 적당히 건강관리하며 평소대로 생활하도록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모범적인 건강관리 그룹인 A그룹보다 B그룹 사람들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더 좋았고 성인병·사망률·자살률도 적었다. 
 
전문가들은 핀란드 증후군 현상의 이유를 세 가지로 해석한다. 철저한 건강관리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면역력 저하·처방한 약물의 부작용이 그것이다. 이러한 분석과 원인에 대해 이견이 있을지라도 우리의 뇌와 몸은 지나치게 애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막춤 헬시플레저로 뇌와 몸을 신나고 편안하게
 
오래 전 필자가 경험한 헬시플레저가 떠오른다. 30대 때 한참 요가 맛에 빠졌다가 슬슬 싫증이 나기 시작하던 시기에 요가 댄스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음악에 맞춰 요가 동작을 연결하여 움직이는 재미가 쏠쏠했다. 정식 요가 수련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즐거움을 알았고, 지금까지 수련의 끈을 놓지 않는 계기가 되었다. 
 
▲ 간단하면서도 의외로 즐거운 막춤 헬시플레저. 언스플래쉬
 
이 방식을 요가 동작만으로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알고 있는 스트레칭을 연결해서 해도 좋고 이름 없는 움직임도 상관없다. 그저 음악의 리듬과 속도에 맞춰 팔과 어깨·머리·다리··무릎과 같은 여러 신체 부위들을 이리저리 뻗어 주고 돌리면 된다. 마치 Free Dance(자유 무용)를 창시한 근대 무용의 시조인 ‘이사도라 던컨’이 된 듯한 근사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몸치 탈출을 목표로 하지 않았지만 리듬 탈 줄 아는 몸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정해진 움직임과 순서·계획 없이 그냥 해도 괜찮다. 이때야말로 우리가 습관적으로 끊임없이 하는 판단이 잠시 멈추는 순간이다. 내 뇌는 비로소 휴식을 얻게 된다. 온종일 오만 가지 이상의 생각이 왔다 갔다 하는 뇌가 잠시라도 생각을 멈추고 쉬는 시간이자 방전된 몸이 재충전되는 기회다. 롤러코스터를 타던 감정도 순해져서 편도체가 안정되고 편안해진다. 자기 전에 하면 다음 날 아침 컨디션이 가뿐하다.
 
간단하면서도 의외로 즐거운 막춤 헬시플레저. 낮 시간엔 빠른 음악으로 뇌를 신나게, 자기 전엔 느린 속도로 뇌를 편안하게 하는 음악 몇 가지만 준비하면 된다. 숙제처럼 억지로 하다가 핑계거리만 찾던 운동과는 달리 재밌어서 계속 하게 되고 어느새 운동량도 많아진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계절, 실내에서 관중 신경 쓸 일 없는 ‘맨발의 이사도라’가 되어 보는 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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