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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정치권이 격류에 휩쓸리고 있다. 통일교 특검과 2차 내란 특검 등 여야가 추진하는 두 개의 특검이 연말 정국의 핵으로 급부상했다. 통일교 특검이 여권 인사의 금품 수수 의혹을 고리로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국힘의힘의 공세라면, 2차 내란 특검은 통일교 특검을 막고 내란 프레임의 불씨를 살리려는 민주당의 방어책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통일교·민주당 게이트”로 규정한 뒤 권력 앞에 멈춘 수사와 선택적 정의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기에 통일교 특검 도입을 해야 한다며 관련 인사의 구체적 실명까지 거론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 핵심 인사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며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핵심 진술과 수사 보고서를 국민 앞에 공개하라고 다그치고 있다.
민주당은 정반대 시각이다. 윤영호 전 본부장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등 불분명하고 근거가 부족해 보이는 상태에서 무차별 특검 요구는 이치에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물론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통일교 특검에 대해 원칙적 검토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야권 공세가 커지면서 당 지도부는 ‘수용 불가’ 방벽을 치고 나섰다. 한 마디로 보수 야권이 통일교 특검으로 물타기 하며 김건희 특검을 흔들려 한다는 인식이다.
여하튼 여야 공방이 치열하더라도 변할 수 없는 대원칙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과 내란, 김건희 여사의 국정 농단 등은 엄중 단죄해야 한다. 문제는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 해병)이 마무리되는 현시점에서 명쾌한 결과가 도출되지 못하면서 이 같은 여야 간 난타전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구속영장 기각을 기회로 이른바 '3대 특검'의 높은 기각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잠정 집계된 이들 특검의 구속영장 기각률은 48% 정도다. 두 건을 청구해 한 건도 채 발부받지 못한 셈이다. 수사 성과를 의식한 영장 청구였다는 비판이 제기될 정도다.
3대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 건수 기준 기각률 평균은 47.9%(48건 중 23건)다. 구체적으로 15일 특검 수사가 마무리된 조은석 내란·외환 특검은 46.2%(13건 중 6건), 이달 28일쯤 수사가 종료될 것으로 전망되는 김건희 특검 32%(25건 중 8건), 11월 28일 종료된 채상병 특검 90%(10건 중 9건)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국정농단 특검의 31.6%(수사 결과 발표 자료 기준·19건 중 6건)와 비교해 봐도 상대적으로 3대 특검 기각률은 높은 편이다. 여기에 지난해 전체 형사사건 구속영장 기각률(22.9%)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더욱 도드라진다.
물론 내란·외환 특검이 청구했다가 기각된 영장의 경우 법원은 '혐의나 법적 평가 자체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사유를 주로 제시했다. 혐의가 있는지, 죄가 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취지다. 특히 내란죄 관련해선 계획부터 공모하거나, 행위 자체 위법성이 분명히 드러난 게 아니면 대부분 기각 결정을 내렸다. 특검과 법원이 내란 가담 기준, 입증 정도에 생각의 차이가 있었다고 볼 대목이어서, 향후 기소된 주요 연루자들에 대한 공소 유지가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3대 특검은 공소 유지 과정에서 좀 더 정밀한 법리 적용을 하길 바란다. 아울러 여야 정치권에 당부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수사가 시작된 현시점에서 2대 특검 요구는 적절치 않다. 상대 당을 겨냥한 정치 공세로 볼 수밖에 없다. 국수본의 수사 결과를 본 후 두 개 특검을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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