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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 심판 청구
최근 우파 진영에서 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 심판청구를 위한 국민운동을 시작했다. 진보당은 과거 통일진보당(통진당) 후신으로, 해산되어 마땅한 위헌정당이라는 것이다.
통진당이 어떤 당인가. 종북정당으로 평가된 민주노동당(민노당)이 2012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참여당(노무현 세력) 등을 끌어들여 세를 확장한 정당이다. 통진당을 주도한 세력은 이석기 경기동부연합으로, 일심회 간첩단 등과 연계된 종북 간첩 세력이라고 해야 할 집단이다.
통진당은 국가보안법 철폐‧미군 철수 등 북한의 노선을 충실히 따르는 종북 정당이었다. 더욱이 통진당 주동자 이석기는 2013년 5월 북한군이 남침하면 협조해서 대한민국 기간시설 폭파‧인명 살상 등을 논의한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 조직) 사건으로 구속되었다. 이 사건의 영향으로 통진당은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정당으로 판결받아 해산되었다.
진보당을 부활시킨 문재인 정권, 잡아먹힌 민주당
위헌정당으로 판결받아 해산된 정당은 유사 정당을 만들지 못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음에도 문재인 정권 당시 민중당을 거쳐 진보당으로 부활했다. 진보당은 2024년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도움으로 3명의 국회의원을 보유한 정당이 되었다.
이 진보당은 상속세 90%를 총선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헌법상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제 국민이 이러한 위헌적 정당이 버젓이 제도권 정당으로 활동해도 되는지 헌법적 판단을 받도록 요구해야 한다. 정부도 적극적인 헌법수호 의지가 필요하다.
진보당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이라는 비례정당을 만들었는데, 여기에 진보당을 포함시켜 진보당에서 2명의 비례대표가 당선되도록 배려했다.
또한 민주당은 진보당 후보가 출마한 울산 북구에 후보를 내지 않음으로써 진보당 후보가 당선되는 데 기여했다. 민주당은 2023년 4월 전주을 보궐선거 때도 후보를 출마시키지 않음으로써 강성희 진보당 후보가 당선되도록 지원한 바 있다. 민주당은 2012년 총선에서도 통진당과 야권 연대를 해 통진당이 국회의원 13명을 당선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두 정당은 점점 더 운명공동체처럼 엮여 가는 모습이다.
전체주의 정당으로 변질돼 가는 민주당
더욱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010년 성남시장 선거 때부터 민노당과의 야권연대(민노당 김미희 후보 사퇴) 덕분에 당선된 바 있다. 이후 이석기 경기동부연합과 동지적 관계를 맺고 정치적 행보를 함께했다.
통진당 세력은 이재명의 도움으로 민주당 속으로 대거 진입해 현재 민주당을 좌지우지하며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총선 이후 점점 더 민주 정당의 모습은 사라지고 전체주의 정당으로 변질돼 가고 있다.
민주당은 당 강령 등 외형적 주장과 달리 문재인 정권 때 발의한 헌법 개정안을 비롯한 각종 법률‧정책은 물론 종북 세력과의 연대 관계 등이며 이재명 대표 취임 후 발의해 온 법안‧정책, 당내 종북 성향 인물 대거 진입, 종 북세력과의 연대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점점 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헌법에 위배되는 위헌 정당성을 보이는 방향으로 변질되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파 정당의 심각한 고질병
이와 같은 현실에서 우선 지난 총선의 참패를 되돌아보며 국민의힘이 어떤 정당인지, 지금까지 어떤 행태를 보여 왔으며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냉정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이번 참패를 딛고 정권 재창출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내 유일의 우파 정당인 국민의힘이 안고 있는 고질병적 문제점들을 살펴보자.
중도 확장한다며 내 편을 내치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선거 때면 중도 확장을 하는 게 유리하다며 공천 과정에서도 우파 인물들을 내치고 중도론자나 전향자들을 우대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이번 4월 총선의 경우에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 문제점이다.
그런데 엄밀히 보면 우파와 좌파의 대결에서 완전한 중도론자란 존재하기 힘들다. 중도 그룹도 두 그룹으로 나뉠 수 있는데, 그중 우경 세력은 우파에, 좌경 세력은 좌파에 속하기 때문이다.
좌파 세력은 좌익 세력과 중도 내 좌경 세력을 포함하고, 우파 세력은 우익 세력과 중도 내 우경 세력을 포함하기 때문에 ‘좌파 대 우파’라는 프레임하에서는 중도가 별도로 존재하기 힘든 것이다. 더욱이 정당 간 대결이 극심한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표가 극히 적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이 우파를 내치고 있지도 않은 부동표를 찾아 나선다는 것은 잡을 수 없는 무지개를 쫓는 것처럼 허망한 행동이다. 우리 편으로 오지 않을 유권자들에게 구애하다가 정작 우리 편을 낙망케 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우익 진영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분열시키는 것이며, 결국은 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다.
이번 4월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훌륭한 우파 진영 인사들이 있음에도 이들을 철저히 배제했다. 민주당 등 좌파 진영에서는 종북 활동‧촛불 광장투쟁 등을 해 온 선수들을 비난을 무릅쓰고 공천해 총선 이후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준비한 것과 대비된다.
다선 의원은 지역구 관리를 잘해 왔다는 증거
공천 과정에서도 국민의힘은 다선 의원들을 어떻게든 떨어뜨리려고 작정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였다. 자신의 오랜 지역구를 버리고 험지로 가라고 요구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이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강요한 측면이 있다. 아무리 중진이라 해도 선거가 한 달 남짓 남았는데 지역을 바꿔 출마해서 무슨 수로 이길 수 있겠나. 좌파처럼 지역 조직‧시민 조직 등이 탄탄해도 될까 말까인데 말이다.
국민의힘은 선거에서 어떻게든 많이 당선시키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구 관리를 잘해 온 이점을 무시하지 않는 공천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방어해 주지 않고 바로 내치는 국힘의 폐습
국민의힘은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문제가 될 경우 방어하기보다 바로 내치는 폐습을 빨리 버려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도 도태우‧장예찬 후보와 같은 훌륭한 재목들을 과거 발언을 빌미로 다짜고짜 공천 취소해 버린 것이 대표적 사례다. 국힘의 오랜 폐습이 도진 결과였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차명진 후보가 5‧18 발언으로 공천을 취소당한 바 있고, 2022년 6월 지방선거 때도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가 과거의 5‧18 발언 때문에 공천 취소됐다가 사죄한 후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경우도 있다.
이러한 폐습은 국민의힘 전투력 약화로 이어진다. 당 지도부가 이런 식으로 까마득한 과거의 특정 언행을 가지고 공천에서 배제해 버린다면 누가 애국 운동을 할 것이며, 누가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좌파 국회의원들은 무슨 말이든 막 하는데, 우파 국회의원들은 아무 말도 못 하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사상 투쟁 능력이 떨어지는데 말까지 못 하게 하니 무슨 수로 상대를 이길 수 있겠는가.
전사가 만들어지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린다
좌파 정당은 함께 투쟁하면서 생긴 동지애를 중시하는데, 우파 정당은 동지애를 중시하지 않는다. 동료를 일회용품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필요할 때 쓰고 필요 없으면 버리는 일회용품. 쓰다가 버려도 또 다른 정치 지망생이 얼마든지 있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기막힌 고질병이다. 올바른 전사가 만들어지는 데 수십 년 걸린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이런 고질병을 생각하다 보면 전에 들은 슬픈 이야기가 생각난다. 예전 한나라당 당료였던 분이 한 말이다. 오랫동안 당에 있으면서 당의 특성을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마차를 타고 달려가는데 뒤에는 하이에나 떼가 집요하게 따라붙는다. 그러면 하이에나 떼를 마차에서 떨어뜨리기 위해 누구를 던져 줄까 살펴보다가 한 사람을 잡아 던져 준다. 하이에나들이 그 사람을 물어뜯는 사이 마차는 도망간다. 하이에나들이 다시 마차 가까이 따라붙으면 또 한 사람을 던져 준다. 그렇게 하다 보니 이윽고 더 이상 던져 줄 인물이 남아 있지 않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국민의힘의 현실이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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