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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2월10일,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 김대중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공로, 그리고 남북화해와 평화에 대한 노력’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것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온 게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탄두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김대중이 전 세계를 상대로 어떻게 가짜 평화를 만들어 노벨상 사기극을 벌였는지, 어떻게 노벨평화상과 핵무기를 뒷거래했는지…. 양심 증언으로 미국에서 정치적 망명을 허락받은 유일한 한국인 김기삼 변호사와 한반도 전문 국제 저널리스트 도널드 커크가 밝히는 아찔하고도 끔찍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편집자 주]
국정원 해외공작국의 보고서
국정원 해외공작국은 ‘재미 동포언론의 대정부 비판 보도 실태 및 대책(복명)’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임동원 원장과 권진호 1차장에게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일간지 25개사‧주간지 28개사‧TV 방송국 23개사‧라디오 방송국 23개사 등 총 95개의 동포 언론사에 대한 상세한 현황과 실태를 깨알같이 분석한 것이었다.
보고서가 분석‧평가한 동포언론의 보도 성향을 보면, 대부분의 일간지는 국내 일간지와 제휴 관계를 갖고 있어 건전한 성향을 보이지만, 시카고 한국일보의 경우 진보적인 성향의 해직기자 출신 편집장 조광동이 고정칼럼을 통해 수시로 비판적인 내용을 게재하고 있으며, 라디오 방송의 경우 김동길 칼럼이나 박무일의 고국통신 등에서 국내의 비판 내용이나 청취자들의 비판적 발언을 여과없이 보도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보고서가 꼽고 있는 비판적인 인물로는 조광동 이외에도 애틀랜타의 이규철과 시카고의 정원조를 거론하고 있다.
동포언론에 대한 순화 및 계도 활동
보고서가 제시하는 대책 방안으로는 순화 및 계도활동을 시행하기 위해 정부의 주력사업 등 시사성 있는 정책 및 국정 홍보자료를 수시 지원하여 이들에 대한 뉴스 서비스를 강화하고, 동포 언론인들을 주기적으로 접촉하여 정부의 정책 방향 등에 대한 이해를 제고시키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근거 없이 대통령 및 정부를 비판하는 보도에 대해서는 경위 확인과 시정 요구로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독자 투고 등을 통해 반박 의견을 제기할 것 등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동포언론 간부와 기자들을 서울로 초청해 국내 정세에 대한 이해를 제고시키고 협조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국정원의 향후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국정원은 외교부‧국정홍보처와 협조하여 동포언론에 대한 공동 대책을 수립하고 동포언론의 순화 활동을 측면 지원하며, 동포언론에 대해 북한 실상 자료를 정기적으로 지원해 국정원에 대한 협조 분위기를 제고해 나가고, 비판 성향의 주간지에 대해서는 광고 주선 등을 통한 재정지원 유도로 조종 여건을 확보하는 한편, 문제 언론인에 대해서는 관할 거점에서 별도로 중점 순화 및 관리를 강화함으로써 비판 보도를 자제시키도록 하겠다고 끝을 맺고 있다.
동포사회의 김홍걸 비난 여론 무마한 윤석중
이 보고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노벨상 프로젝트팀은 해외언론을 더욱 적극적으로 조종할 필요가 제기되었다. 미국의 한인 언론들이 최소한 김대중의 노벨상 수상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만드는 일이 중요했다. 특히 그즈음 노벨상 공작팀을 긴장시켰던 것은 LA 지역에서 김홍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당장에 급한 불은 김홍걸과 이신범 전 의원과의 송사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가 하는 문제였다. 2000년 7월, 윤석중은 김홍걸 사건을 무마하고 재미 한인 언론을 관리하기 위해 LA 총영사관 공보관으로 발령받아 급히 현지로 날아갔다. 이후 그는 뒷수습의 공로를 인정받아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던 2008년 2월까지 주 워싱턴 한국 대사관에서 공보공사로 승진하여 근무했다.
히틀러의 ‘나의 투쟁’ 정독한 DJ, 홍보의 힘 깨달아
김대중과 그의 측근들은 해외언론뿐 아니라 국내 언론을 관리하는 데에도 진심이었다. 이들은 언론과 홍보가 전부인 것처럼 지나칠 정도로 집착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김대중정부를 ‘홍보(PR) 공화국’이라고 조롱하는 말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국내외 언론기관에 대한 감시와 통제‧회유와 협박이 다반사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활동을 위해 국정원과 외교통상부‧문화관광부와 국정홍보처 등 국가의 모든 행정력이 총동원되다시피 했다. 김대중정부가 이렇게까지 홍보에 전념한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미국에 거주하는 한 원로 언론인이 필자에게 들려준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얘기가 그 물음에 대해 얼마간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 원로 언론인은 젊은 시절 김대중의 최측근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1960년대부터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김대중이 1997년 대선에서 당선된 다음 날 저녁에 초대를 받았을 정도로 한때는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최측근이었다.
그 원로 언론인에 의하면 젊은 시절의 김대중은 히틀러의 ‘나의 투쟁’의 신봉자였다고 한다. 김대중은 자신이 ‘나의 투쟁’을 세 번씩이나 정독했다면서 당시 젊은 기자였던 그에게도 꼭 읽어 보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김대중은 히틀러의 나의 투쟁을 통해 대중 선동의 중요성과 노하우를 배운 것이다. 김대중은 ‘나의 투쟁’을 통해 일반 대중이 큰 거짓 선동에는 쉽게 속아 넘어간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당근과 채찍으로 언론기관 길들이기
김대중 정권은 지난 정권들에 비해 유별나게 언론기관을 가혹하게 다뤘다. 1999년에 보광그룹을 세무조사 하여 중앙일보를 거의 파산 직전까지 몰아붙였다. 2001년에는 조선‧동아일보를 포함한 언론계 전반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였다. 이러한 채찍과 함께 또 한편으로는 언론인 개개인들에게는 당근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언론인들과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계획이 꾸준히 입안되고 실행되었다.
이 같은 활동은 박지원이 문화부 장관으로 재임하고 있던 시절에 특히 심했다. 히틀러에게 괴벨스가 있었듯이 김대중에게는 박지원이 있다고 해도 될 정도였다. 박지원은 오랜 기간 김대중의 혀가 되어 언론 공작을 전담해 온 인물이었다. 1997년 대선 과정과 인수위 시절까지 당의 대변인을 지냈고, 김대중이 대통령에 취임하자 청와대 공보수석으로 발탁되었다. 그가 1999년 5월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노벨상을 위한 홍보는 극단적으로 강화되었다. 문화관광부 산하의 해외홍보원이 주체가 되어 해외언론을 담당했다.
DJ의 ‘혀’ 박지원, 언론 길들이기의 귀재
이미 잘 알려진 대로 박지원은 언론인들에게 밥과 술을 사며 자기편으로 만들어 조종하는 데는 과히 전문가다운 자질을 보였다. 한국에서는 언론인들을 관리하여 정권에 호의적으로 유도하는 방안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이른바 ‘촌지’라고 불리는 뇌물이었다. 한국 기자들이 보통 수십만 원 상당의 봉투에 익숙해 있는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박지원이 관리 대상 언론인들에게 찔러 주는 봉투의 금액은 일인당 수백만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론인 손충무는 2006년 3월 LA 한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박지원은 한국의 모든 영향력 있는 언론인들을 돈으로 매수했다”고 비난했다. 손충무의 이 말은 어느 정도 진실을 내포하고 있었을 것이다.
언론에 적극 대응한 이종찬 국정원장, 한술 더 뜬 천용택
1998년 3월,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고 이종찬이 국정원장으로 취임하자 국정원도 돌연 언론에 대해 매우 적극적인 자세로 변했다. 정보기관은 언론과는 서로 상극이기 때문에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상례였는데 이종찬의 국정원은 달랐다. 이종찬은 국정원 내의 국내외 언론 관계를 비롯한 모든 홍보 관련 업무를 자신의 직속하에 두고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종찬의 후임 천용택은 한술 더 떠서 국정원 내 모든 홍보 관련 조직과 직원들을 한데 모아 새로운 부서를 만들기까지 했다. 그는 국내외 언론 및 언론인들의 동향과 관련 정보를 도청 및 감청 등의 방법까지 동원해 닥치는 대로 긁어모았다. 그는 언론 수집 대책비의 상한을 없애고 마음껏 쓰도록 허락했다.
△김기삼 변호사의 블로그(https://niswhistleblower.tistory.com/)를 방문하면 좀 더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김기삼
△서울대 법대 졸업
△펜 스테이트 디킨슨 법대 비교법학(LLM) 석사 졸업
△국가정보원 8년 근무
△2003년 미국 망명
△2011년 망명 확정
△(현) 미국 뉴욕주 변호사
도널드 커크 Donald Kirk
△미 프린스턴 대학 졸업
△1970년대 중반 이후 현재까지 시카고 트리뷴지(Chicago Tribune)·프랑스 파리의 IHT(International Herald Tribune)지를 비롯해 50년간 한반도 문제 전문 최고령 현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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