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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가를 읽다 보면 ‘옛날 건달바가 놀던 자리에서…’라는 글이 있다. ‘건달’이라는 말은 불교에서 풍류의 신이다. 음악으로 중생을 제도하는 훌륭한 신이었는데, 조선시대에 숭유억불 정책으로 불교를 천시하면서 불교 용어도 천시당하는 꼴이 되었다. 그래서 현대어에서 ‘건달’은 ‘특별히 하는 일 없이 행패와 난동을 부리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되었다.
스님들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양아치’의 어원도 그와 비슷하다. 어린 시절에 양아치라고 해서 ‘넝마주이’를 이르는 말이었다. 큰 통을 등에 메고 낡고 헤져서 입지 못하게 된 옷이나 천조각·헌 종이·빈 병 등 돈이 될 만한 것들을 주워 모으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요즘은 보통 ‘형편없는 인간’이라는 뜻으로 쓴다.
‘양아치’라는 말도 ‘동냥아치’에서 나왔다. 동냥은 동령(動鈴)에서 비롯된 말로 스님이 방울을 울리고 다니면서 탁발을 하던 것에서 유래했다. 탁발승은 경문이나 방울을 울리며 집집마다 다니며 보시를 받는 승려다. 이 역시 불교를 탄압하면서 의미가 바뀌었다.
목사님에서 ‘님’을 빼면 목사, 스님에서 ‘님’을 빼면 스~~. 스님은 승(僧)님에서 ‘ㅇ’이 탈락해서 된 말이다. 허허허.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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