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관계 악화' 막으러 英·佛 정상 트럼프 만나러 미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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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츠 백악관 안보보좌관, 구체적 날짜 없이 "다음주 중 맞이"
트럼프 BBC에 "스타머 철학에 동의 안하지만 그를 좋아한다"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20 19:34:17

▲ 작년 11월11일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일을 맞아 키어 스타머(좌) 영국 총리가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영접을 받으며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다음주 나란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러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다. 로이터

미국이 독립한 이래 유럽과의 사이에 역사상 유례 없는 갈등이 치솟고 있다. 우크라이나 평화협상과 관세 문제 등 현안을 놓고 유럽·미국 간 긴장은 팽팽해져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프랑스 정상이 다음주 백악관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로 해 주목된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내주 초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날짜를 명시하진 않았다.

이번 회동은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국면에서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유럽 안보의 핵심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이 배제됐다는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을 상대로 관세 카드를 꺼내드는 등 무역전쟁이 현실화하고 있어 양측 입장이 점점 임계점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2차 세계대전 종식 이래 미국과 서유럽의 끈끈한 관계를 지칭한 '대서양 관계'에 이런 정도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백악관 회동에서 마크롱과 스타머는 트럼프를 상대로 미국의 가장 강력하고 전통적인 동맹이 서유럽임을 강조하면서 러시아 쪽에 밀착하는 것의 위험성을 집중 설득할 전망이다. 우크라 평화유지군 파견 구상도 공식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이 조기 총선으로 경황 없는 가운데 이 문제에 가장 열성적인 게 이들 영·불 정상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스타머가 우크라에 최대 3만 명의 유럽 평화유지군 파병 방안을 트럼프에게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스타일상 회동 때 파격적인 결정이나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크롱과 트럼프 모두 재선 대통령으로 1기 집권 때 상대를 향한 비난과 '브로맨스'(연애를 방불케 하는 남자들 간의 교감·의리)를 오락가락하는 등 애증 관계를 보인 바 있다. 역대 프랑스 정치 지도자들과 달리 영어 능력이 출중한 것도 마크롱의 자산이다. 또 당선인 신분의 트럼프를 작년 12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개관 기념식에 초청해 이를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과의 대면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스타머는 작년 9월 미 대선 기간 방미해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와 만난 적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 선거대책위원회가 그 다음달 영국 노동당 자원봉사자들이 미 민주당 지원 활동을 계획한다며 대선 개입을 이유로 노동당을 고소했다. 일론 머스크도 무슬림 이민자에 의한 미성년자 성착취 사태 대응 등을 이유로 노동당 정부에 공세를 펼치며 스타머가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범죄를 저지른 이민자에 혐오감을 표출했다간 영국에선 일종의 차별금지법에 저촉돼 처벌받기 쉬운 것도 머스크의 공격을 받아 왔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달 영국 공영 BBC방송 인터뷰에서 "그의 철학에 동의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난 그와 아주 좋은 관계"라면서 "그를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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