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속세·추경 꺼낸 이재명 또 ‘포퓰리즘’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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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25만 원 민생지원금은 말 번복한 대중영합
연 2년 56조·30조 원 세수 펑크… 재정건전성 악화
조기 대선·지방선거 겨냥한 ‘퍼주기’ 행태 멈추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7 00:02:01

한국 경제가 내우외환의 위기를 맞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에서 정치적 불안정성은 한국 경제의 하향 전망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의 관세 강화로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물론 중견기업을 넘어 대기업까지 경제불황 영향을 받고 있다. 경제위기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5조 원의 슈퍼 추가경정예산안을 공개했다. 그 추경안을 들여다보면 민주당이 얼마나 방만하고 무책임한 사고와 행동을 하는 정당인지 드러난다. 민생 회복에 23조5000억 원을 책정했는데, 곳곳에 선심성 사업이 포진돼 있다.

우선 이재명 대표의 대표 정책인 지역화폐 발행액에 10% 할인비용 지원(2조 원),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1인당 25만 원 이상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소비쿠폰(13조1000억 원) 등 ‘퍼주기’나 다름없는 항목이 적잖다. 이 대표가 “정부나 여당이 민생회복지원금 때문에 추경을 못 하겠다고 한다면 민생지원금을 포기하겠다”고 한 지 2주도 안 돼 번복했다. 포퓰리즘 회귀로 의심될 수밖에 없다.

이 대표의 ‘식언‘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는 15일엔 상속세 공제한도를 높여 18억 원까지는 집을 팔지 않고도 상속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상속세 개편 발언은 적절·부당성 논쟁을 떠나 또 뭐라고 말을 바꿀지 신뢰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 이 대표는 그동안 흑묘백묘론을 내세워 주 52시간제 예외 수용, 기본사회 위원장직 사퇴 등을 시사했지만 실제로는 현실화된 게 하나도 없지 않은가.

추경 규모가 적절한지도 의문이다. 이미 고환율로 인플레이션 심리가 팽배해진 마당에 돈이 과하게 풀리면 물가상승을 자극해 추경 효과를 좀먹을 게 뻔하다. 물가안정을 담당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앞서 15조~20조 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한 바 있다.

작금 정부의 재정건전성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2023년 56조4000억 원 세수 결손에 이어 작년에는 30조 원의 세수 펑크가 났다. 올해도 나아질 조짐은 없다. 민생회복지원금이 꼭 필요하면 보편 지급이 아닌 선별 지급이 온당하다. 부자들은 소득이 늘어난다고 그 돈을 소비하지는 않는다. 반면에 취약계층이나 중산층은 소비할 확률이 높으므로 소득분위 25% 이하를 대상으로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한다면 1인당 100만 원씩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은 계엄 정국에 따른 소비 위축,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후 무안공항 폐쇄 등 정부의 귀책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어려움 해결을 위해 작년 12월부터 이달까지 발생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을 보상하자고도 제안했다. 이를 포함한 중소기업 지원에 2조8000억 원을 배정했다. 명분은 그럴 듯하지만, 과거 재난지원금이나 피해지원금을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이 얼마나 극심했는지 벌써 잊었단 말인가.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올해 법인세 등이 얼마나 들어올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는 건전재정 기조를 지켜야 하는 정부 입장에선 부담이다. 그러니 추경은 미래세대의 노동력과 부담을 담보로 받아 세금으로 추진하는 부채일 뿐이다. 게다가 이는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전제로 조기 대선 및 내년 지방선거 등 선거만을 겨냥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치는 국민의 함성에 귀를 기울이고 미래세대에게 감당 못 할 짐을 지우는 무책임한 행태를 멈추길 촉구한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공직선거법 및 위증교사 2심 재판 등 사법리스크 때문에 마음이 급한 데서 ‘무조건 우클릭’ 발언을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시점 이 대표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화려한 주장이나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최소한의 신뢰성 회복임을 직시하길 바란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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